9월, 햇살 한 줌

선물로 보냅니다

by 이봄


소리도 없이

더위는 저만치 꼬리를 감췄습니다

달아난 더위 머물던 자리

은근슬쩍 엉덩이 디밀어

가을입니다

쓰르락 싸르락, 싸르락 쓰르락

풀벌레 우는 소리에

귀청 따가운 가을입니다

.

.

.

.

하여

당신께 보냅니다

오곡이 마지막 햇살 한 줌에

살집 키우는 날들입니다

만물에 깃들어 겨울을 준비하는 햇살

담뿍 붙들어서

당신 치맛자락 가득 붔습니다

서리서리 두었다가

두고두고 보시어요

가을이 어여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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