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앞 파라솔에 달걀말이면 그만이야
땀을 바가지로 쏟았다. 워낙 무지막지해서
흘렸다는 점잖은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고 말의 맛도 살지를 않는다.
구름도 없는 날, 게다가 해발 400여 미터는
족히 되고도 남을 고갯마루여서
생각 외로 선들선들 바람이 좋은 날임에도
주체할 수 없이 땀을 쏟았다.
후텁지근 끈적끈적 미끄덩 미끄덩...
중얼중얼 뱉어내는 말이라곤
"에혀, 우라질..."
종일 화장실을 한 번 가지 않아도 좋을
땀은 그렇게 쏟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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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이 다한 것들은 눈길을 끌지 못해
더는 울지도 못했다.
먼지만 켜켜이 머리에 이고서
서랍속을 뒹굴 뿐이다.
그래도 한때는 온갖 사랑 독차지 하며
손에서 떨어질 날 없었던 것들이었지만
영영 영화로움 되찾을 일 없다.
참한 이슬도
클래식에, 후레쉬에
앞 트임에 돌려깎기로 연명을 하는 시절임에야.
몇 됫박의 땀을 쏟아낸 오늘
쓰임을 다한 나의 재주는 이미 허공중에
부서진 먼지여서
'쌩노가다, 잡부'로의 변이는 고단했다.
걸음마 아장이는 돌잡이의 하루,
평생의 업이라 여겼던 것
어찌어찌 돌여내고서
좀처럼 손에 익지 않는 것들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말은 말로써 허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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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은 늘 엄중하고도 애잖해
포도청으로 남았다.
'됫박'이 아닌 '말'이어도 어쩔 수 없고
복날이 되었든 삭풍의 엄동설한이 되었든
거미줄은 걷어내야지.
다만
구멍가게 파라솔 하나
떡하니 차지하고서 시원한 맥주에
달걀말이 한 접시 시켰으면 좋겠다.
"캬, 시원하다!"
내뱉는 말이 갈지자로 꼬이지 않을
만큼의 거나함으로
휘적휘적 찾아드는 퇴근길.
오지 않을 것들과 쓰임이 다한 것들은
오늘 울지도 못했다.
꺼이꺼이 어깨만 들썩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