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 연정

꽃 하나 피고 질 뿐인데 그리움이 그렇게 피고 진다. 鳳仙花 戀情

by 이봄


새벽부터 내린 비

정오되어 주춤거리고

젖은 이파리들

바지랑대에 기대어 온몸 말릴 때

벌 나비는 웅웅 꽃을 따라 춤을 추었다.

찌푸린 하늘과 그렁그렁 매달린

굵은 비 사이를 헤집는 무모한 비행

한참을 바라보다가

깨꽃들 틈바구니에 너를 보았다.

진분홍 꽃잎 서넛 피워내고서 돌아앉은 넌

언제나 아릿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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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은 굵은 빗방울 사이를 날아 채송화 꽃무더기 꿀을 찾아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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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누이와 열 손가락 곱게 펴고서

대청마루 너른 품에 앉아 두 눈 깜박이면

어미는 봉선화 꽃잎 곱게 짓찧어 열 손가락

손톱 위에 꽃을 피웠다.

붉게 핀 꽃잎 위에

열 밤이 지나고 스무 밤이 지나면

고운 이 돋아나듯 손톱달도 뜨고 지고....

무명실 질끈 끊어내어 칭칭 동여매던 세월

영영 가지마라 !

칭칭 동여나 맬 것을.

가버린 어미는 저 꽃잎 피고 지는데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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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시어 맞은 휴일. 나는 봉선화 꽃물 들이려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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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백의 아들, 마당 서성이다 꽃을 들였다.

봉선화 분홍꽃잎 그때나 오늘이나

연분홍 치마에다 노랑 저고리

수줍어서 어여쁜데

어린 누이는 고만한 딸의 어미가 됐다하고.

백 밤을 지켜내면 풋사랑 오려는지?

그리운 마음 알알이 꽃으로

피고

손톱달 환하게 뜨는 밤

함박눈 소담하게 내리시거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대청마루에 두런두런 둘러앉아

열 손가락 손톱마다

봉선화 고운 꽃잎 흐드러지게 피웠으면

꿈결이어도 그래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