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톡이 울었다

혹시나 했다

by 이봄

요 며칠 벙어리가 돼버린 카톡이 울었다.

깨톡 깨톡,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호들갑을 떤다.

하기야 녀석도 입이 근질근질 하고,

목구멍 가득 거미줄이 똬리를 틀었을

터여서 호들갑스런 알림음이 차라리

잘 됐다 싶기도 하고,

엄밀히 말해 은근 반가웠다고 해야겠지.

'혹시나?'하는 마음 끝에는 언제나

'역미나!'하고 말겠지만 그래도 순간적으로

혹시나 하는 기대로 가슴이 쿵쾅거렸다.

화면을 열어 날아든 문자를 확인하다가

역시나 하고야 만다.

"그럼 그렇지! 무슨 내 복에 혹시나겠어"

부리나케 마음을 접었다.

개뿔은 신화 속 이야기에서나 나옴직한

말 그대로 전설의 고향일 뿐이다.

기댈 걸 기대야지 일장춘몽 뜬구름은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걸로 족해야 한다.

행여라도 붙잡을 요량이라면

애초에 접어야 할 욕심이었다.

.

.

.

.

식기 전에 드시란다.

따끈할 때 드셔야 제대로 된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산해진미 '프렌즈팝콘'이다.

게다가 콘을 선물로 준다고 한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석이조의 반가움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기 전에 먹기'에

초대한다는 친구의 소식임에도

나는 '역시나!'였어 하는 시큰둥이다.

사랑을 갈구하다 뾰루퉁 톨아진 난데,

펄떡이는 사랑의 하트 발갛게 보냈으면

"아이고, 친구야! 고맙네 고마워.

나도 친구 뜨겁게 사랑한다네!"

코가 땅에 닿도록 이마를 찧어가며

고맙다 해야는데 그럴 수가 없다.

겨울이 깊어 찾아오는 이 없는

적막강산에 빠져들었다만,

말이 궁하고 친구가 곤궁하다 할 지언정

"여보게나 친구야!

프렌즈팝콘 어린 녀석과 더는

말 트고 지내지 않기로 했다네!"하고야 만다.

만한전석 온갖 요리로 나를 유혹 마라.

만주족과 한족의 통합을 바라던

황제의 마음이 아무리 갸륵하다 해도

나는 다만 혹시나 하면서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살아도 좋겠다 싶으네.

북풍한설 요란하게 일기예보로 날아들고,

그래서 그런지 하늘은 어둡고 바람은 차다.

한파를 목전에 두고서

하릴없이 '까똑 까똑~~' 카톡이 울고

덩달아 나도 돌아 앉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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