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짝하여 좋고
푸른 숲에 점점이 날아든 새들
햇살 부서져라 날갯짓이 또한 좋다.
눈도 뜨지 못한 새끼 새 노랑부리 한껏 벌려
애벌레 몇 마리 게 눈 감추듯 삼켰을 때
봄은 여름으로 문패를 바꾸었다.
아파트 사잇길로 사람들 몇몇 느리게만 걷고
봄볕에 졸던 고양이 꼬리만 살랑인다.
바쁠 것 없는 오후의 게으름
느리게 느리게 천천히 천천히.
일요일, 햇살 빛나는 날.
아라뱃길 물비늘 떼 지어 반짝였다.
고기떼 한가로이 유영하듯 사 월의 물길을
거슬러 오르며 반짝였다.
어떤 날에는 민들레가 피었고 어떤 날에는
호박벌 한 마리 하늘로 떠났다.
목련 예쁘던 날 아이는 배시시 웃으며
'난 엄마가 참 좋아요!' 사모곡을 불렀고
벚꽃 지던 날엔 벗과 취해 봄이 되었다.
버스는 흔들리고 덩달아 마음도 움찔거렸다.
2019년 4월 마지막 일요일
버스 맨 뒷자리 높다랗게 앉았다.
운전기사와 출입문 바로 옆에 아가씨 한 명.
가위 바위 보 아니면 못해도 삼 세 번의 셋.
게으른 휴일의 오후
두서없는 생각들이 좋다.
마치 휴일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강박.
뭐여도 좋다.
햇살 곱게 부서지는 시간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