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겠지요. 설마 하니 콩 심었는데 거기서 옥수수가 나오겠어요. 그래서 그런 말도 있잖아요. 씨 도둑은 못한다고. 오늘도 숨 넘어가게 깨톡이 울더군요. 하던 일을 멈추고 확인을 했지요. 사진 두 장과 뭐라 뭐라 자랑질에 바쁜 글들이 깨방정을 떨고 있었습니다. "오빠, 오빠? 글쎄 있잖아. 아민이가 그림을 뚝딱 그렸는데~~~~어쩌고 저쩌고~~~오늘은 학교에서 시험지를 받아왔거든 근데.... 100점 맞은 애는 아민이가 유일하다고...." 마흔이 다 돼서 얻은 無男獨女 늦둥이 자랑으로 침이 튀더군요. 결혼을 하고 십여 년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던 동생입니다. "괜찮아. 우린 그냥 둘이 잘 살면 돼. 아니면 입양을 할까 생각도 해요." 그러던 중에 얻은 질녀라서 돌아가신 어머니도 엄청 좋아라 하셨지요. 늦둥이요, 복덩이였지요. 맞아요. 그런 딸이 그림이며 공부며 자랑질에 바쁘게 곧잘 합니다. "아민이가 잘했네. 그림을 보면 분명 외탁을 했어. 아민이는.... 잘 키워라. 또 아니? 뭐가 돼도 될 거야 ㅎㅎㅎ" "그치 오빠? 내가 봐도 그래요. 호호호" 이렇게나 신나고 좋은 걸. 늦게라도 얻지 못했으면 이런 재미는 만나지도 못했겠죠? 부모와 자식의 緣은 그래서 하늘이 맺어준 天倫이라 하나 봐요.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다행을 넘어 복이지요. 애 하나 낳고 키우는 재미는 경험하지 못하면 느끼지 못할 또 다른 세상이 거기에 있으니 말이죠. 수 백의 소설책을 읽어도 수 천의 시간을 생각한다고 해도 어디에 비할까요. 그러니 참 다행이기도 하고 복인 거예요. 가끔씩 날아드는 여동생의 깨방정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반갑고 행복한 자랑질이지요. "오빠, 오빠? 있잖아 아민이가요~~~" 로 시작하는 말이 날아들면 함박웃음 짓고야 맙니다. 꼭 손녀딸 자라는 거 보듯 하게 되지요. 늦둥이라서 사촌끼리도 터울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애들이 시집 장가를 가서 애를 낳으면 꼭 지금과 같겠구나 합니다. 하기는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겠죠. 할아버지 되는 걸 미리 연습하는 마음입니다. 꼬물대던 녀석들이 자라 학교를 가고 떡하니 100점 맞은 시험지를 내미는 거. 나는 늙어가고 아이는 자라서 청춘이 되겠지요. 아니, 이미 청춘입니다. 연애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데 딸이나 아들놈이 연애엔 잼병이일까요? 아직 가슴 떨리는 그 모습을 못봤네요. "아버지 저는 시집 안 가요. 그냥 제 일 열심히 하면서 살 거예요" 딸은 늘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래? 뭐 그것도 나쁘지 않아. 또 모르지 나중에 좋은 녀석이 '딱'하고 나타날지? 뭐가 됐든 네가 좋으면 그게 최고야..." 그래도 내 마음은 그렇습니다. 좋은 녀석 만나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싶지요. 콩을 심었으니 콩이 났지요. 꼬투리마다 튼실한 콩이 여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자라는 콩잎들이 참 예쁘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