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다 그래, 넣어 둬. 이젠
아침에
꽃 한송이 보았다
실뱀 기어가듯 한 없이 늘어뜨린
꽃대 끝에 노랗게 피운 꽃
이름이 뭔지 모르겠다
몸뚱이는 십 리 밖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게 멀리
떼어놓고서 구불구불 바닥을 기어
꽃을 맺었다
일찌기 노천명은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을
사슴이라 했다는데
이제 그 명함을
지갑에 고이 넣어야 할 것 같다
비교불가 묻어가기 불가의
지존이 나타났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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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들의 위대함은 무릇
치열함에 기인 하겠지
누구도 함부로, 제멋대로
비아냥 떨 수도 그만의 공간을 침범하기도
뭣한 치열함
그래서 마침내 얻어낸 그만의 자유, 생명
때로는 치열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던
도발의 말 위에
살포시 이 사진을 얹고 싶다
너는 그리 하라. 다만, 세상 후미진 어디에서는
목숨줄 붙들고 벌이는 사투가 있다
고요하고 미미하고 보잘 것 없다 하는
잡초의 하루
쪼그려 앉아 보게 되는 삶의 아름다움
때로 고개 숙여 마주하는 이 아름다운 목숨을
한동안 가슴에 품어
향기롭고 싶다
너, 이름도 모르는 그대에게
푸른 하늘과 살랑이는 가을바람과
온갖 살아서 아름다운 몸짓과 언어로
칭송의 말 전하려 한다
꾹꾹 눌러 쓴 몇 줄의 연서라도 바치고 싶은데
네게로 가는 주소도 모르고
하물며 이름도 그러하니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말
너도 족하고
나도 족한 말
바람 일렁이듯 여울물 출렁이듯
너에게로 간다
살아 어여쁜 네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