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이 다 가려면 아직 두어 시간이 남았는데도 벌써 몇 번의 낯빛을 바꿨는지 모르겠어. 희뿌옇게 동트는가 싶더니 후둑후둑 비가 내리고 다시 반짝 햇살이 비췄어. 그러길 반복하는 아침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변덕이 팥죽 끓듯 한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더라고. 여름철 날씨야 변화무쌍 종잡을 수 없는 거라 생각을 한다지만 그래도 오늘은 특히나 더 요란을 떨어서 헛웃음을 웃게 돼. 한마디로 어처구니없음~~ 이야.
토라진 연인 달래듯 한바탕 진땀을 쏟으며 아양이라도 떨어야만 변덕이 그칠까 모르겠어. 비를 퍼붓던지 아니면 흐린 하늘로 고요하던지 하나만 골랐으면 좋겠다 싶어. 귀에 커다란 꽃 한 송이 꽂고서 거리를 활보하는 여인네도 아니고 뭔 변덕이 이다지도 심한지 아침 댓바람부터 정신을 쏙 빼놓고 있어. 장가 못 간 호랑이도 없는 산천인데 날궂이가 심해도 너무 심한 오늘이야. 그저 진득한 날씨였으면 좋겠어. 팥죽이야 동짓달 긴긴밤에 실컷 먹어도 되는 것을 뭣하러 벌써부터 끓이고 난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