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

by 이봄

그냥 지나가는 말을 툭 던졌을 뿐인데도

머뭇머뭇 망설이고야 마는 것들이 쌓여.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만큼의 경험이

쌓였다는 것과 다르지 않음에도

대답은 점점 더 궁색해지고야 말아.


잘 지내니? 묻는 말에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는 무슨 까닭인지 알 수도 없고

땅바닥에 들러붙으려는 어깨는 또 무슨

조화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고.

그러니까 지나가는 말이라도 묻지를 말아.

주저주저 옹색한 대답이 나도 미안하거든.

아, 모르겠어. 지혜까지는 몰라도 쌓인

경험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바람 같은 물음에도 입을 열지 못하겠어.


길도 모르겠고 방법은 더더욱 모르겠어.

갈팡질팡 헤매는 모양새가 하도 우스워서

마치 외줄을 타는 광대와 다르지 않아.

뒤뚱뒤뚱 걷는 길은 늘 대답이 궁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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