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그만 해라. 귀따갑다
새벽이 물러나고 하늘문은 닫혔다.
밤을 밝히던 달도 기울고,
골목을 비추던 보안등도 까박여 조는 새벽,
하늘이 열리고 세상이 화답하는
소통의 시간이 있다고 했다.
짧지만 가장 강열한 기운으로
천상과 천하, 하나가 된다는 시간에
닭은 날개 퍼덕이며 울음을 울었다.
"꼬끼오, 꼬끼오!"
'저 여기에 있습니다. 들리시나요?'
창자가 끊어질 듯 애절한 목소리로 새벽을 깨워
애원하는 수탉은 천상에서 쫓겨나
닭이 되었다고 했다.
'잘못했나이다. 용서하세요. 상제님!'
"꼬끼요 꼬끼요!"
애걸복걸 우는 소리가 어쩌면 이렇게도 들렸다
"꼭이요, 꼭이요?"
저, 예 있사오니 부디 용서하시고
다시 천상으로 부르소서! 꼭이요 상제님!
하늘과 땅이 소통하는 새벽이면
닭은 용서를 구하며 울고 울었다.
.
.
그 애절한 시간이 지나
나팔꽃 고개를 들어 아침이 밝았는데
까악까악 까악깍깍
까마귀 한마리 귀가 따갑게 운다.
늙은 부모를 봉양하는 효를 아는 새라하여
칭송의 말도 듣는다는 까마귀라지만
식전 댓바람에 까악까악 우는 꼴은 영 눈에
거슬리고 귀가 따갑다.
혹여라도 그리운 임 오시려나?
까치가 울고 햇살이 고왔으면 하는 아침인데,
봄날에 떠난 까치는 영영 마을 버렸다.
마당 구석 높다랗게 자란 은행나무에
날개 퍼덕이며 연신 날아오르던 까치는
동그랗게 짓다 만 둥지 하나 남겨놓고서
황천의 객이 되었다.
'유해조류감시단'이라 쓴 완장을 두르고 나타나
고요를 깨고 적막을 동강내던 무리의 사내는
타앙 탕, 요란스레 총을 쏘았고
푸드득 맥없이 떨어진 까치는 사내의 손에서
흔들흔들 이승의 강을 건넜다.
해 입을 농작물도 없으니 그냥 두어도 괜찮다
이야기도 전했으나 두른 완장의 무게는
사내의 귀를 닫기에 충분했고,
어쩌면 거들먹거리며 뻐기고 싶은 알량한
무엇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까치가 떠난 마을의 아침은
까마귀 까악까악 시끄럽게 울고,
그대 오시려는가?
까치발로 바라보는 신작로는 텅비어 쓸쓸할 밖에.
홰를 치며 울어대던 수탉의 울음이
괜슬히 마당을 떠도는 아침이다.
"꼬끼오, 꼭이요!"
오시어요! 다짐이라도 받고 싶은,
부르시어요! 언약이라도 받고 싶은...
"꼬끼오 꼬끼오!"
닭이 우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