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한 마리

by 이봄


너의 바다는 깊고 푸르렀다.

닿지 못하는 바다의 심연 호흡하듯 긴 울음

검푸른 바다가 깨어나 심장이 뛰면

파도가 일고 바람이 불었다.

까마득한 하늘 푸른 물빛에 떠돌던 새들

일제히 바다에 뛰어들면 흰 물보라

꼬리에 매달고 뒤엉켜 자맥질했다.

그것은 마치 수 천의 재봉사들 달려들어

하늘과 바다를 잇는 아득한 시간의 바느질

끝 닿는 곳 몰라 바다였을까.



적도에서 시작된 물길 별 뜨는 바다

바람이 짐승처럼 울부짖는 북극의 설원

꿈꾸는 이누이트 카누에 기대 출렁대는 곳

우수수 눈처럼 별이 쏟아졌다.

늙은 샤먼 둥둥둥 북을 울려 꿈을 부르고

혈관을 타고 흐르는 바다의 노래

거부할 수 없는 아득한 옛 것의 약속

우~~ 하고 고래가 울었다.


바다에 접한 하늘과 하늘에 접한 바다가

온통 짙고 푸른 너의 바다였다.

그 바다를 기웃거리는 고래 한 마리

샤먼의 주름진 기억처럼 바다를 떠돈다.

결국 떠돌다 만나게 될 꿈 하나까지도

짙고 푸른 너의 바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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