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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고래 한 마리
by
이봄
Jun 5. 2023
너의 바다는 깊고 푸르렀다.
닿지 못하는 바다의 심연 호흡하듯 긴 울음
검푸른 바다가 깨어나 심장이 뛰면
파도가 일고 바람이 불었다.
까마득한 하늘 푸른 물빛에 떠돌던 새들
일제히 바다에 뛰어들면 흰 물보라
꼬리에 매달고 뒤엉켜
자맥질했다.
그것은 마치 수 천의 재봉사들 달려들어
하늘과 바다를 잇는 아득한 시간의 바느질
끝 닿는 곳 몰라 바다였을까.
적도에서 시작된 물길 별 뜨는 바다
바람이 짐승처럼 울부짖는 북극의 설원
꿈꾸는 이누이트 카누에 기대 출렁대는 곳
우수수 눈처럼 별이 쏟아졌다.
늙은 샤먼 둥둥둥 북을 울려 꿈을 부르고
혈관을 타고 흐르는 바다의 노래
거부할 수 없는 아득한 옛 것의 약속
우~~ 하고 고래가 울었다.
바다에 접한 하늘과 하늘에 접한 바다가
온통 짙고 푸른 너의 바다였다.
그 바다를 기웃거리는 고래 한 마리
샤먼의 주름진 기억처럼 바다를 떠돈다.
결국 떠돌다 만나게 될 꿈 하나까지도
짙고 푸른 너의
바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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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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