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봄


서걱서걱 댓잎 스치듯 바람이 불면

바짝 마른 말들이 길을 잃었다.

어디로 갈까?

머리를 감싸고 궁리에 빠진다고 해도

열린 길 위에서 걸음을 떼지도 못했다.

우왕좌왕 주저앉은 말들이 뒹굴었다.

덩달아 바람이 불었고

덩달아 꽃이 떨어졌다.

마른침 삼키는 소리 천둥으로 울고

계절은 속절도 없이 낯빛을 바꿨다.

말이란 놈들 한때는

풀잎처럼 싹을 틔우고

마침내는 꽃송이 하나 피워

향기를 더하기도 했다.

긴 스침 속에 불꽃으로 타닥거리다

맥없이 스러질는지도 모른다.

마음 담은 말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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