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by 이봄


밥 한 술 천 근으로 뜨고

김치 한 조각 우적우적 간을 맞췄다.

조용히 어둠 내린 방

억지로 몰아낸 고요 떠나지 못하고

맴맴맴 매미처럼 운다.

아, 밥처럼 챙겨 먹는 약봉지 멀뚱이

쳐다보길래 그래 알았다 고개 끄덕였다.

놀고먹는 팔자 무에 힘든지

솜뭉치 같은 뱃가죽에 주사도 한 방

오늘 일과도 이것으로 끝이야

주절대었다.

움켜쥔 손아귀에

약봉지며 소독솜이며 버릴 게 한 줌

탁자에 들러붙은 오늘까지

주섬주섬 쓰레기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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