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중천에 해 떴던가요. 부지런한 나팔꽃 또르르 꽃잎을 말고, 너울너울 이 꽃 저 꽃 넘나들던 나비도 얌전히 날개 접겠지요.
그만 접으라 하시면 군말 없이, 투정도 없이
접을 테지요.
꽃이라면 그렇고
나비라면 또한 그럴 터입니다.
꽃도 아니고 나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작 꿈 하나에 발그레 얼굴 붉히는
마음 하나가 전부라서 접을 것도 없다지요.
그것마저 접으라고는 마셔요.
그것은 너무 잔인한 까닭입니다. 턱을 괴고 앉아 그대 떠올리는 게 전부입니다. 그것 하나에 삶을 묶었으니 정말 전부입니다. 해 뜨고 달 뜨는 것도 꿈 하나에 그대 없다면 시큰둥 별것도 아니지요.
모르겠습니다.
욕심이 과하다 하였을까요.
꿈 하나 접지 못한다 하고 그대도 접지 못한다 손사래 쳐서 그랬나 모르겠습니다. 멀쩡하던 발목 삐끗 헛발을 짚게 하고 복숭아뼈 쪼개 발목을 접으셨지요. 퉁퉁 부은 발목 힘겹게 부여잡고 아장아장 걸음마 두어 걸음에 마음 쓸쓸한 것은 손뼉 치고 칭찬하던 어미가 없어 그럴까요. 접힌 것들 하나 둘 활짝 펼 날 있으려는지. 검붉은 멍울 바라보다가 그저 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