運命

by 이봄


머뭇머뭇 뒷걸음질 치려고 해도

등 떠밀려 건너야만 하는 바다가 있다.

허연 이빨 드러내고서

울부짖는 짐승의 바다가 포효하고

발버둥 쳐 매달리는 남자가 대치하는 세월,

그러면 그럴수록 등 떠밀려 가는

재미없는 인생이 있다.

그것도 인생일 터다.

허옇게 부서진 포말 사납게 몰려가면

바다로, 바다로 멀어지는 남자가

포말과 다르지도 않았다.

어쩌지 못하는 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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