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조각 길을 잇지

by 이봄


하늘을 본다는 건 좋은 거 같아!

처음부터 목적하는 거 없이 올려다본 하늘은 저 먼저 알아서 아양을 떨기도 해. 때로는 먹구름 붙잡아 비를 뿌리기도 하고 지금 같은 가을엔 뭉게구름 하얗게 수를 놓기도 하지. 어쩌면 단풍처럼 붉은 노을로 뜨거운 사랑을 속삭일지도 모르겠어.

오늘 바라본 하늘이야.

시리게 푸른 하늘에 얼기설기 전깃줄이 지나가고 인터넷 얇은 선들이 수다스럽게 하늘을 재단하고 있었어. 그런 생각이 들었지. 세상으로 열린 저 선들을 타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을까 궁금했어. 뾰로통 토라진 연인에게 손이 발이 되록 빌기도 했을 테고, 어쩌면 벌겋게 충혈되도록 게임에 빠져 밤을 지새웠을지도 몰라. 사연이야 어떻든 말이 오가고 마음과 마음이 닿았겠지. 그러면 됐다 싶기도 해.

잘 지내니?

마음에 쌓인 말 곱게 접어 편지로 띄우고서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리는 시간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싶은 마음이지. 생각 없이 올려다본 하늘이 그래서 좋더라고. 사람과 사람 사이로 난 길도 폭풍에 무너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을 거야. 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옷소매 쓱 접고서 징검다리 하나 놓는다면 행복할 거야. 끊길 듯 길이 위태롭다가도 섶다리로 이어지고 때로는 징검다리로 다시 뚫리면 그만이지 뭐. 천 리 길을 잇는 건 설레는 마음 한 조각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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