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뚜막에 앉은 두꺼비 파리 한 마리 냅다 낚아채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동그란 눈만 껌뻑거리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앉았다.
"허허, 이봐요? 별일 없었다니까!"
앞발에 잔뜩 힘을 줘 몸을 일으키고는 커다란 눈만 굴렸다. 어쩌면 두꺼비는 쪽 째진 입술을 앙다문 모습이 더 그럴듯하고 늠름하기도 했다. 입을 다물어 멋질 수 있다면 침묵의 금덩이를 날름 챙기는 것도 좋겠다. 여전히 눈치 없는 파리들만 두꺼비 커다란 입 앞에서 맹탕 날고 있었다.
"정말 미쳤나 봐? 호호호호"
그녀가 자지러지게 웃었을 때 남자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 이런.... 그래, 미쳤다. 왜?"
거기까지였다. 뭐라 받아쳐야 할지 머릿속이 하얘져 말을 잇지 못했다. 넙죽 파리 한 마리 집어삼킨 두꺼비처럼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차라리 눈앞에서 얼쩡대는 파리 몇 마리 보상으로 받을 수만 있다면 두 눈만 껌뻑거리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말이란 놈도 어울려 호들갑을 떨 수 있어야만 수다스러운 거였다.
가을 국화 곱게 피워내는 찬바람 한 줄기 쌩 하게 분다거나, 얼굴 화끈거리는 열풍이 불어도 말은 스스로 입을 다물어 침묵했다. 파리 한 마리 집어삼킨 두꺼비처럼 말들도 배를 들어내고 능청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