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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비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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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Nov 5. 2023
계절과 상관없이 내리는 비는 쓸쓸하다. 폭염을 쓸고 가는 소낙비라면 모를까 봄, 여름이 따로 없다. 빗소리도 그렇고 모양새도
영락없다. 어깨만 들썩였다. 이렇다 저렇다 대거리도 못하고 닭똥 같은 눈물만 펑펑 쏟는 꼴이다.
단풍잎 바람에 떨더니만 우수수 낙엽이 되었다. 노랗고 빨갛던 시간 맥없이 퇴색되던 날 비가 내렸다. 한 줌 남은 가을이 마당을 뒹굴다가 처마밑에서 비에 젖었다. 투닥투닥 새벽부터 비 내리고 차마 꺼억꺼억 울지도 못하는 녀석 다만, 토닥토닥 토닥여주었다.
먹장구름 사이로 한 줄기 햇살 내리듯 반듯하게 남은 秋色이 하도 반가워 손 내밀었다.
"너는 정말 곱고 예뻤어!"
어느 골목어귀에서 누군가도 고개 끄덕여 너를 칭송할지도 모르겠다. 긴 겨울이 강물처럼 계절을 자른다고 해도 다시금 봄은 올 터였고, 비단금침 화사하게 펼칠 너라서 나는 그저 돌아선 어깨에 손 한 번 얹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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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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