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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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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Nov 22. 2023
가끔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때가 있다.
맴돌던 말들이 서로 뒤엉켜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모래시계 하나 연신 모래를 떨궜다.
생각도, 말들도, 거기다 몸짓까지도
술래잡기하듯 멈춰 꼼짝하지 않는다.
엉킨 컴퓨터처럼 재부팅이 필요하다.
단지 너 떠올렸을 뿐인데 소프트웨어가
엉켜 시계만 돌리는 순간
나는 그저 뽀드득 눈밭을 걷는다.
가끔은
, 아니다.
종종
백지장 같은 눈밭을 걷고야 만다.
그때도 그랬다.
찬서리 영롱하게 차려입고
짙은 향기 한 줌 바람으로 두르고서
너는 거기에 그렇게 피었다.
너를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다만, 너는 꽃이구나 했다.
소국小菊 한 송이 너로 피었다.
알던 이름도 까마득히 잊게 되는
꽃송이 하나 바라보다가
"넌 참 어여쁘구나!"
말 하나 끝맺지도 못했다.
가끔은 아니, 나는 종종 건망증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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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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