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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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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지 Oct 29. 2018

자기소개


저의 기분이라는 건 디폴트가 마이너습니다 요즘은 부쩍 자주 쇼팽을 듣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젯밤에는 바닷가에서 끈적한 바람을 맞고 돌아와 이미 여러 번 본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창 밖으로는 일 년에 세 번인가 온다던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映畵)라는 건 도무지 영화(榮華)랑은 거리가 멉니다 나는 영화에는 관심이 없는 탓에 매번 영화에나 골몰합니다 언젠가는 친구가 다정하게 경계성 성격장애를 걱정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병명이 아닙니다) 나는 오래도록 하나의 꿈을 변주해 꾸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꿈은 비명횡사와 무병단수입니다 삶은 늘 비현실적이어서 자꾸만 저 수평선 끝에 문고리와 열쇠 구멍을 상상하게 됩니다 문을 열게 될 것이 두려워서 나는 헤엄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열쇠도 없는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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