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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r 15. 2018

멍청한 사람이 이기는 이유

똑똑이의 시대가 저물다



똑똑한 사람은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계산, 예측부터 한다. 머릿속에 모든 청사진이 그려지고, 모든 현실은 자신이 구상한 시나리오대로 구현되리라 철썩같이 믿는다. 앞으로 남은 건 잘 될 일만 남았다. 잘 되지 않는다는 시나리오는 그의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멍청한 사람은 누가 뭐래도 일단 시작하고 본다. 비록 아무것도 모르지만, 부딪치면서 배워가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껏 일사천리로 해결된 적은 거의 없었기에, 이번 일도 처음부터 모든 게 다 잘 풀리리라는 예상 따위는 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크게 놀라지 않으며, 어떻게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만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다.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자와, 예측 할 수 없다고 믿는 자 중 누가 이길 것인가. 똑똑한 자는 예측 가능한 것만 손댈 것이며, 혹여 예측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착각했다가 낭패를 볼 것이다. 멍청한 자는 모든 예측 불가능한 것들에 도전할 것이며, 시시각각 변하는 오르내림 그 자체를 즐길 것이다. 멍청한 자들이 세상을 항해할 때, 똑똑한 자들은 내 주변만 어슬렁거릴 것이다.


멍청한 자는 자신이 멍청하다는 사실을 당당히 여기며, 그 누구 앞에서도 고개를 당당히 들 것이다. 똑똑한 자는 자신보다 똑똑한 자에게는 고개를 숙이며, 멍청한 자에게는 고개를 빳빳이 세울 것이다. 늘 고개를 들고 다니는 자는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볼 것이며, 모든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선물로 담을 것이다.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 하는 자는 일부 본 것만 가지고 전체 세상을 아는 듯 떠들 것이다.


실로 멍청한 자는 똑똑한 자보다 더 많이 보고 들으니, 고로 멍청한 자가 더 똑똑한 것이 자명하다. 진짜 똑똑한 자는 자신이 멍청하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자이다. 내가 똑똑하다고 믿는 자는 고로 내가 멍청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똑똑한가, 멍청한가. 그것은 유전의 문제가 아니라, 곧 마음가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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