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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y 19. 2018

불평불만하는 이유



불평불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 중 하나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인간관계에서 다툼, 갈등이 생겨날 때도 불평불만만큼 쉬운 것이 없다. 내가 아닌 남탓만 하면 되니까, 나한테는 잘못이 없다고 하면 되니까, 더 생각할 것도 고민할 것도 없다. 나는 잘못이 없으니까.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다. 나는 분명 정차하고 있었는데, 뒷차가 그냥 와서 들이받았다.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말일까? 그날 그자리에 차를 끌고 나온 건 나다. 그 자리에서 정차한 것도 나다. 그것이 내 잘못인 것이다.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그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자동차는 혼자 타는 게 아니라, 하루에도 수백수천대의 차를 마주한다. 그런 곳에서 나만 운전 잘한다고 사고가 안 날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닌가? 그런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애초에 차를 끌고 다니지 않아야 맞다.


교육제도가 잘못 되서 제대로 공부를 못했다고 말한다. 교육제도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그 제도 안에서 머무른 너 자신은 잘못이 없는가? 더 나은 교육제도를 갖고 있는 선진국으로 가려고 노력은 해 보았는가? 지금의 교육제도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파악해, 나중에 그 제도를 바꿀 위치에 가기 위해 너 자신은 갖추었는가? 교육제도가 문제라면 모두 다 자기 공부를 못해야 맞는데, 왜 누구는 자기 공부를 하고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가? 이래도 나는 잘못이 없는가?


나는 내 인생을 바르게, 잘 살기 위해 산다. 주변 환경은 내 인생을 잘 살기 위해 필요한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는 있는 대로 잘 쓰면 되는 것이다. 도구, 연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있을 대로 다 있다. 다만 조금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조금 엉성한 것도 있을 뿐.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붓이 지나치게 좋으면, 글을 막 휘갈기니 세심하게 다듬은 글이 나올 수 없다. 


내가 뛰어나면, 내가 쓰는 모든 것이 뛰어난 것이다. 내가 탁구를 잘하면, 좋은 탁구채가 아니라 나무 판때기로 쳐도 상대를 이기는 것이다. 그때도 탁구채의 못남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나의 탁구실력이 모자람을 탓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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