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는, 값을 자신이 매긴다고 여기는 것이다. 가격을 정하고, 가격표를 붙이는 것이 온전히 자신의 업무의 일부이니, 물건을 만들고 나서 얼마에 팔지에 대해 신랄한 토론과 고민을 거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값은 당신이 매기지 않는다. 값은 물건을 사는 사람들, 흔히 '소비자, 고객'이라 일컫는 그들이 매기는 것이다.
'값'은 소비자가 물건을 얻는 대신 치르는 대가다. 힘들게 피땀흘려 번 돈을 당신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그들의 지갑에서 돈이 나오는 과정은, 그만큼 치열한 고민과 번뇌의 작업 후에 이뤄지는 최후의 행동이다. 남들이 보기에, 타인이 보기에 누군가는 '짠돌이'같아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낭비벽이 심한 '헤픈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함부로 판단하지 말지어다. 그 모든 소비 행위는, 각 구매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였을 테니까.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5천원 주고 먹는다고 뭐라고 하지 마라. 그 또는 그녀는 누군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또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또 때로는 홀로 앉아 생각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테니까. 필요한 거 안 사고, 외식 하나 안 한다고 뭐라고 하지 마라. 그 사람에게 매달 저축하는 돈 50만원이, 훗날 세상을 바꿀 회사의 초기 사업자금으로 쓰일지 모르니까.
돈을 많이 쓰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며, 돈을 적게 쓰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저 다른 것이다.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동기로 인해, 서로 다른 행동과 결과를 취할 뿐이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보임에도, 망하지 않고 오래가는 가게가 있다. 가격이 아무리 싸도, 오래 가지 못하고 망하는 가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가격의 '절대값'이 아니다. 가격이 얼마가 됐던 간에, 그 가격(값)을 지불할 사람이 있냐는 것이다.
값은 사람이 정한다. 더 정확히 말해,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