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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Jan 16. 2024

사지 말고, 딱 하나만 팔아보자

퇴사전창업준비 ep2

사는 건 모두가 잘한다. 신용카드 하나 들고 건네기만 하면 직원이 알아서 결제해주고 인사까지 해준다. 신용카드 수수료도 가게가 대신 내 준다. 가끔 할인도 해 준다. 사는 건 그만큼 쉽고 행복한 일이다. 돈만 내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으니까.


반면 파는 건 정말 어렵다. 일단 뭘 팔아야 할 지부터 막막하다. 팔 물건을 만들던지, 남이 만든 걸 떼 와서 대신 팔아주던지 해야 한다. 만들려니 손기술이 없고, 똑같이 만들 자신도 없다.


떼와서 팔자니, 원 제작자가 돈을 어마무시하게 요구한다. 자기는 안방, 사무실에 앉아서 만들기만 하고 파는 건 내가 다 파는데, 1개 팔 때마다 매출원가에 수수료까지 별도로 요구한다. 이런 도둑놈 심보가 어디있나 싶다.


어찌 저찌 팔 물건이 생겨도, 이젠 누구한테 팔 지가 걱정이다. 지하철 입구에 서 있을지, 푸드트럭을 할 지, 가게를 열지, 온라인으로 할 지 고민이다. 온라인으로 하자니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만들어 본 적도 없다. SNS로 채널도 만들 수 있다는데, 그걸 한 번 해 봐야 하나?


결국 팔아봐야 한다. 1개 팔면 2개 팔 수 있다. 그 1개를 못 팔아서, 아니면 못 팔아봐서 영원히 소비자로 남는다. 아니면 노동자로 남아 남이 만든 산물의 재생산자, 일꾼으로 남는다.


이왕 퇴사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일단 하나만 팔아본다. 내가 가진 게 어떤 것이어도 좋다.


글쓰는 재주가 있다면 글을 기고해 보고, 요리를 잘한다면 반찬 1개라도 만들어서 팔아보자. 뭐 가게 안 차려도 된다. 동네

주민 중에 반찬 만들게 싫어하는 옆동네 순이 엄마한테라도 팔면 된다. 파는 경험을 가져보자. 반찬 가게를 차려도 될지 말지는 순이 엄마가 먹어본 후 평가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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