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이 따라오는 매장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혼자 쇼핑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 있다
초짜 점원과 프로 점원의 차이는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를
간파하는 데 있다
물론
매장의 엄격한 서비스 룰로 인해
점원 개인의 권한대로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공부다
억지로라도 다가가서
부딪쳐 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많은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속에서 사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점원인 내가 사람을 더 많이 알 때가 되면
저절로 나는 내 권한으로 매장 손님을 응대할
위치에 가 있게 될 것이다
해와 달이 있고
바다와 산이 있고
남자와 여자가 있고
빈자와 부자가 있듯
오늘날의 세상은
모두 2가지로 나뉜다
손님의 성향도
정확히 두가지다
따라다니는 걸 좋아하는 손님
따라다니는 걸 싫어하는 손님
그 두가지를 구분하기 위해
점원인 나는
몇백, 몇천명의 손님에게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마주친다
그러나
그 수많은 손님이 바로
내 선생님이다
내 매장 물건 팔아주는 호갱이 아니라
내게 사람, 세상을 알려주는
진짜 살아있는 교과서인 것이다
사람을 보는 눈을 갖게 되는 날
나는 억만장자가 되는 것보다
더 큰 재산을 갖는 것이다
세상에 나가
무슨 일을 해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문밖을 나서는 손님께
나는 이렇게 말한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하지만
오늘부터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가르쳐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