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8월 31일
8월의 마지막 날.
나의 소중한 벗이 사진으로 꽃소식을 보내왔다.
맥문동과 코스모스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
일상에 치여 잊고 있던 꽃과 나무의 소식들을 사진으로나마 보게 되니 기분이 좋아져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정말 나에겐 선물이었다.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필요했던 것.
어느 날 그런 것을 예기치 못하게 문득 받게 된다면 어느 누가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을까.
사진들을 보니 내가 신경 쓰지 않더라도 그네들은 다들 자기 자리에서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때에 맞게 잘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몰랐어도 그네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때에 맞게 자라고 피어나 존재하는 게 고맙게 여겨졌다.
너희들도 잘 살아주고 있으니 나도 잘 살아볼게
가을에는 어떤 꽃들이 피어날까?
내가 이름을 아는 가을꽃이라곤 국화와 코스모스밖에 없지만 꽃들은 나의 짧은 지식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저마다 피어날 것이다.
‘모르면 너만 손해지 뭐’
하면서 말이다.
꽃 사진을 보며 예쁜 것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장미, 작약, 수선화, 양귀비 등 모두가 아름답다고 하는 꽃들도 예쁘지만 어쩌면 잘 살아가는 것이 진짜 예쁜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 본 사진의 꽃들처럼 누가 뭐래도 자라고 피어나고 저물어가며 잘 살아가는 그 모습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꼭 연예인처럼 미인은 아닐지라도 누구에게도 거리낌 없이, 혼자라도 당당히 살아가는 게 참 예쁜 모습이 아닐까.
얼굴과 몸이 아름다운 게 아니라 존재 자체가 아름다운 사람.
존재 자체가 아름다운 존재.
여름이 가고 있다.
매미는 어느샌가 소리를 감추었고 귀뚜라미의 노랫소리도 이제는 간간이 들려온다.
며칠 비가 오고 날이 흐리더니 이제 밤이면 꽤 서늘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제법 깊어졌나 보다.
지나간 계절을 멜로디로 바꿀 수 있다면 나의 여름은 어떤 멜로디가 될까?
그리고 나의 가을은 또 어떤 멜로디로 남을까?
모쪼록 편안한 멜로디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