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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덕 Jun 03. 2023

범죄 도시3

15세 관람은 좀....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기본정보>

감독: 이상용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출연: 마동석, 이준혁, 이범수, 김민재, 아오키 무네타카, 쿠니무라 준




범죄 도시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류의 영화다.

그래서 개봉을 했는지도 몰랐고 볼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어제 늦게 친구와 저녁을 먹고 뜻하지 않게 '영화나 보러 가자'는 말에 따라나서 얼떨결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희한하게 범죄도시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류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1편부터 3편까지 모두 본 영화이기도 하다.

각각 다른 뜻하지 않는 이유로 보기는 했지만 말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류의 영화라고 말한 가장 큰 이유는 '잔인해서'이다.

사람을 납치하고 죽인다던지, 신체 부위를 자른다던지, 칼로 베고 찌른다던지, 피가 사방에 튄다던지 하는 잔인한 장면들이 싫기 때문이다.


영화가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영화는 재밌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사건이 일어나고 수사를 진행하며 약간의 추격과 엇갈림 끝에 결국엔 악이 응징된다.

간결 명료하다.

총알을 넣고 장전을 하고 방아쇠를 당기면 총이 발사된다.

그리고 정확히 과녁에 명중된다.

복잡한 플롯도 아니고 스토리를 꼬이게 만들지도 않는다.

로맨스도 없다.

악당에 대한 서사도, 주인공에 대한 서사도 없다.

그냥 나쁜 놈이 딱 나타나면 주인공이 딱 나타나서 탁탁 팍~ 하면서 끝이 난다.

간단명료하다.

고민할 게 없다.

거기다 마동석의 훌륭한 연기와 피지컬, 주조연들의 적절한 코믹과 열연이 보태져 지루할 틈을 보이지 않는다.


액션은 전작보다 나아진 것 같다.

전작에선 마석도가 그저 힘과 주먹이 과도하게 센 캐릭터란 느낌이었는데 이번 편에선 스피드와 테크닉이 현란하게 좋아졌다.

복싱을 했다는 설정이던데..... 원래 그런 설정이었는지 아니면 3편부터 설정을 그렇게 잡기로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파워도 증가했다.

1편에선 인간 한계의 최대치 정도의 파워였다면 2편에선 그걸 조오금 넘어서고 3편에선 슬슬 인간의 한계를 본격적으로 넘어서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감마선에라도 쏘이면서 슈퍼 히어로의 힘을 얻게 될지도....)

사람을 탁 치면 말 그대로 붕~~ 하고 날아간다.

말도 안 되는 캐릭터 설정이지만 마동석이기에 그런 설정이 어색하진 않다.

아마도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건 국내에선 마동석뿐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의 연기력과 그에 걸맞은 피지컬을 모두 갖춘 배우가 그 외에는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예전 영화 시리즈인 '공공의 적'의 강철중도 복서 출신에 무대포 열혈 형사이긴 했지만 그는 파워보단 '독기'에 더 특화된 캐릭터였다.

아무튼 '마석도'란 캐릭터는 누가 뭐래도 현재 한국 영화의 독보적인 캐릭터는 맞다.


별다른 고민 없이 영화를 보는 동안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

보고 나면 뭔가 후련한 기분이 드는 영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재밌게 괜찮게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추천을 하고 싶진 않다.

앞서 얘기했듯 잔인한 장면들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잔인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기준엔 꽤 잔인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인 게 좀 놀랍다.

폭력적 장면들도 영화적 연출이고 분장과 특수효과들로 만든 픽션의 상황이란 건 알지만 요즘은 그 픽션이 정말 논픽션보다 더 실감 나게 논픽션 같다.

현실을 비현실화 시켜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살짝만 과하게 비현실화 시켜버리니 더 잔인하게 다가온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4편은 보고 싶지 않다.

영화를 만드느라 고생한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전성기를 이어나가고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갈 사람들을 생각하면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정말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세상에 좋은 것도 많은데 굳이 잔인한 장면들을 내게 보여주고 싶진 않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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