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24일
오래 써왔던 휴대폰을 새로 바꿨다.
편리한 세상이라 예전 폰에 저장한 내용들이 새로운 폰으로 손쉽게 옮겨질 줄 알았건만 막상 해보니 그렇지만도 않다. 기종까지 완전히 바꿔서 더 그런 것 같다.
새로운 기록을 옮기기 위해선 예전 폰에 있던 앱과 내용들을 하나하나 손수 새 폰으로 옮겨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옮길만한 기록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그렇게 수작업으로 앱들을 하나씩 확인하며 새 폰으로 옮기고 예전폰에선 지워나가고 있다.
그렇게 작업을 해나감에 따라 예전 폰은 조금씩 비워지고 새로운 폰은 조금씩 채워져 간다.
좀 있으면 화면에 있던 모든 것이 사라지겠지?
왠지 마음이 휑휑해진다.
추억이란 게 참 강한가 보다.
늘 보아서 있는지도 몰랐던 휴대폰 바탕화면이 어느새 내 마음 한편을 가득 차지하고 있었나 보다.
방 어귀에 눈을 피해 숨어있는 묵은 손 때처럼.
비어 가는 바탕화면은 추억을 부르고 그 추억은 다시 다른 추억을 소환한다.
나는 우울해진다.
머물고 떠나고 잊고 잊히고.
오늘, 산다는 게 조금은 서글프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