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는 얼굴로 여름을 보내며 인사를 건넨다.
활짝 웃는 얼굴로 가을을 반기며 인사를 건넨다.
활짝 웃는 얼굴로 여름이 답한다.
활짝 웃는 얼굴로 가을이 답한다.
안녕
나는 ‘안녕’이란 인사말이 좋다.
헤어질 때와 만날 때 모두 쓸 수 있어서 좋고, 상대의 건강과 평안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서 좋다.
헤어지는 슬픔 속에 슬픔만이 있지 않다고 알려주어 좋고, 만나는 기쁨 속에 기쁨만이 있지 않다고 알려주어 좋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중>
나는 염려한다.
가을이 떠나갈 것을.
나는 믿는다.
여름이 다시 돌아올 것을.
그리고
가을도 돌아올 것을.
그래서 우리가 살 수 있는가 보다.
힘든 일 속에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안녕 속에 오고 갈 것을 바라고 있기에, 믿고 있기에.
무엇보다 상대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저 깊은 곳에 가지고 있기에.
여름과 가을, 그리고 모두들.
안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