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5일
브런치 서랍에 미발행 저장글이 4개 있다.
영화 리뷰들인데 서두만 써놓고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아 묵혀만 두고 있다.
김치나 된장처럼 쓰다만 글들도 저절로 맛있게 익어가면 좋으련만 어째 그리 되진 않는다.
그래도 마무리를 하자 싶어 저장 글을 다시 열어도 이게 내 생각인가? 내 글인가? 하는 생각만 뱅뱅거릴뿐 도통 마무린 되지 않는다.
마음대로 써지지 않는 글이 어디 미발행 저장글뿐이랴.
지금 쓰는 글도, 예전에 썼던 글들도 다시 읽으면 중언부언 횡설수설 어지럽기만 하다.
그럴 땐 내가 썼지만 '참 지맘대로 썼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글을 쓴다는 게 쉬운 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닫는다.
문제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총체적 문제이지 않을까 한다.
경험과 생각의 미숙, 기술의 부족, 산만한 마음 같은 것들이 고루 섞인 그런 문제 말이다.
그래도 쓰는 게 좋으니 쓴다.
아직 많은 게 문제이지만 그래도 쓴다.
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 외에 할 것이 있다면 좀 더 좋은 마음을 가지는 것? 되도록 좋은 것을 보고 많은 경험을 하는 것? 따뜻한 시선을 가지도록 마음 쓰는 것? 그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쓰고 쓰고 쓰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그래서 오늘도 썼다.
얼마 전 꿈을 하나 꾸었는데 '개구리 소녀'가 나오는 꿈이었다.
너무나 슬프고 애잔했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이 소녀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