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 멤버십 작가 신청과 구독자에게 감사 인사

그리고 이곳을 찾는 모든 분에게도.....

by 천우주


얼마 전, 브런치 스토리 팀에서 보낸 멤버십 신청 관련 알림이 왔다.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꾸준한 활동도, 양질의 글을 쓰는 것도 아니지만 계획 중인 글이 있어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 접어야 했다. 자격미달이었기 때문이다.


브런치 멤버십 작가 신청 조건
1. 최근 3개월내 글 발행 3개 이상.
2. 구독자 30명 이상.


첫 번째 조건은 맞췄지만 두 번째 조건이 안되었다.

현재 내 브런치의 구독자는 17명. 구독자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신청 조건에 맞추기 위해 구독자를 늘리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건 아니다. 좀 더 애정을 가지고 글을 쓰기로 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좀 더 알려질 기회에 마음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조급해하진 않으려 한다.

쓰다 보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나겠지.


그래도 구독자가 17명이다.

구독자가 많은 다른 분들에 비한다면 17명이란 숫자가 다소 초라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17명의 사람들 중 내 글을 읽으시는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을 것이다. 탈퇴한 분도 있을 것이고 더 이상 브런치에 찾아오지 않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이곳을 잊은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마음을 내어 구독의 버튼을 눌렀던 그때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무언가의 작은 이유로 서로가 연결되었었다.

우리의 삶에는 기억에도 남지 않는 무수히 많은 스침들이 있다. 우리가 기억하고 알 수 있는 건 그중에 극히 일부뿐이다. 많은 것들이 기억되지도 못한 채, 의미도 가지지 못한 채 그렇게 우리를 지나간다.

그런데 내 브런치의 17명의 사람들은 나의 삶에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잠깐의 스침이라도 작고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또한 100명이든 1,000명이든 1만명이든 1백만명이든 1천만명이든, 본질은 그저 한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17명이 결코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할 수 있는 스침을 남긴 그들에게 감사한다. 구독자뿐 아니라 이곳을 스치며 흔적을 남기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모든 분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좋은 글을 많이 쓸 것이다. 그들을 위해, 나를 위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잠자리에 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