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ld ways
감독: 크리스토퍼 앨린더
출연: 브리지테 칼리 카날레스, 안드레아 코르테스, 줄리아 베라, 샐 로페즈 등
러닝타임: 90분
넷플릭스 신작에 올라와 있어 보게 된 영화.
넷플릭스의 포스터 이미지를 보면 뭔가 굉장히 재미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아래)
장르가 공포로 되어있지만 위의 이미지들로만 봤을때 딱히 공포스럽지는 않다.
The old ways의 뜻이 넷플릭스 번역으로는 '구습'으로 나온다.
제목처럼 악마를 쫓는 오래된 의식(구습)을 이어오고 있는 한 가족이 퇴마사의 역할로 나오는데 고대로부터 전해져 오는 것으로 보이는 이 방식은 기존의 '엑소시즘' 영화들과는 다른 흥미를 갖게 해 준다.
그렇다고 신선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다.
오래된 소수 부족의 영매나 무녀 같은 컨셉의 영화는 많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엑소시즘'에 초점이 맞춰져 재미를 주는 영화는 아니다.
나도 이 영화가 엑소시즘류의 공포영화라 생각하고 봤지만 다 보고 나니 그게 아니었다.
영화는 아주 흥미롭다,
꽤 재밌다고 할 만한 영화이다.
호불호가 좀 갈리긴 하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스토리는 넷플릭스에도 간략히 소개되어 있듯 어렸을 때 떠난 고향 멕시코의 어느 산간벽지로 취재차 다시 돌아온 기자가 악마에 씌었다며 부족의 마녀에게 구마 의식을 당하는 내용이다.
영화는 아주 심플하게 시작한다.
어떻게 해서 이 기자가 취재를 가게 되고 또 어떤 이유로 부족민들에게 잡히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우선 잡혀 들어오는 장면부터 나온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에 관한 설명이 하나둘씩 되기는 하는데 보통 엑소시즘을 하는 영화라면 악령이나 악마가 어떻게 씌이게 되는지, 그리고 영매나 신부등이 어떻게 해서 구마 의식을 진행하는지에 대해 도입 부분에서 보여주는데 이 영화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잠깐 보여주고는 시간을 그냥 점프해 잡혀 들어오는 장면부터 보여주는 것이다.
아마 그 장면이 영화의 인트로를 포함해 4-5분 정도 지난 후인 것 같은데 서사가 없으니 90분 영화의 남은 85분을 악마만 쫓다가 끝나려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론 '아 이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화였던가...'하는 생각도 좀 들긴 했었다.
초반 진행도 좀 억지스럽고 어설픈 면도 많았다.
부족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고 마녀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거기다 악마에 씌인것도 느닷없고 말이다.
아마 스토리로만 본다면 황당하고 재미없는 스토리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보다 보면 은근 재미있다,
공포물로 재미있는 게 아니라 뭐랄까 '이블데드'(2,3편)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재미가 있다.
이블데드처럼 대놓고 막 나가지는 않지만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배경음악이라던지 죽여도 죽지 않고 돌아오는 악마라던지 이런 설정들이 재미있다.
특히 공포 분위기를 한껏 잡다가 갑자기 느닷없이 터져 나오는 그 유쾌한 배경음악이 아주 괜찮다.
영화의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그래도 나름 진지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후반에 다가갈수록 스토리가 점점 산으로 간다.
그래도 그 산이 꽤 재밌는 가볼 만한 산이다.
공포물이지만 그렇게 무섭지는 않은 영화다.
그래도 소름 돋았던 장면이 있었는데 영화의 중후반쯤에 나오는 악마에 관한 반전에서는 닭살이 쫙 돋았었다.
그것 외에는 그다지 무서운 장면은 없다.
그렇지만 잔인한 장면은 약간 있으니 참고했으면 한다.(아주 잔인한 정도는 아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잠깐 찾아보니 배우들은 거의 다 낯선 배우들이었다.
주연 배우들의 프로필도 이 영화가 전부인걸 보면 그렇게 유명한 배우들은 아닌 모양이다.
그렇지만 신인 배우 같지 않은 걸로 봐선 미국이나 멕시코 쪽에서만 활동하는 배우들인 것 같았다.
감독인 크리스토퍼 엘린더는 이 영화 외에도 참여한 영화가 더 있었는데 주로 제작과 기획 쪽을 맡은 걸로 나온다.
그중 눈에 들어왔던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사우스 바운드-죽음의 고속도로'란 영화였다.
2016년에 상영된 걸로 기록되어 있는 이 영화를 몇 년 전에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도 상당히 독특한 영화이다.
4명의 감독이 각자의 스토리로 만든 영화인데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로 합쳐지는 영화이다.
포스터에도 나와있듯 공포로 장르가 되어있긴 하지만 이 영화도 공포라기보단 좀 실험적인 영화에 가깝다.
SF와 공포, 스릴러 그 세 가지의 증간 어디쯤에 있는 판타지 영화라고 기억된다.
아주 재밌는 영화는 아니지만 스토리와 설정이 주는 독특함이 이 영화가 주는 묘미이며 괴기스럽고 독특한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추천할만한 그런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