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바쁠 게 없지만 바쁜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일도 바쁘고 퇴근하기도 바쁘고 집에 가기도 바쁘고 아무튼 계속해서 바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바쁠만한 일이 하나도 없기도 하다.
아무래도 그냥 나 혼자서 종종거리는 것 같다.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로 여기에 머무는 게 지긋지긋해졌다.
이곳 숙소에 머문지도 일 년이 다 되어가 이제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방을 알아봐야 하는데 문득 그 모든 게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
멀쩡한 집 놔두고 여기서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두 번째 이유는 지금 하는 일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이 일을 한지도 어느덧 15년이 되었다.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일이 싫어진 건 처음이다.
한때는 진급 기회를 날리면서도 이 일을 붙잡고 했었다.
진급이나 급여보다도 그냥 일하는 게 좋았었었다.
이직을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이게 또 만만한 게 아니다.
나이도 많고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도 했고 나름의 인정도 받았지만 업종 자체가 사양 업종이다 보니 어디 가서 경력이라고 내밀기도 어렵다.
좀 쉬고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일을 쉴 만큼 여유롭지는 못하다,
몇 군데 이력서를 넣어놓기는 했는데 연락이 올진 모르겠다.
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말이다.
아무튼 뭘 하든 집 근처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게 지금의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좀 가벼운 일을 해보고 싶다.
밥벌이 시간을 좀 줄이고 좀 더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다.
좀 다른 준비들을.
줄어든 밥벌이만큼 생활도 타이트해지겠지만 말이다.
그건 또 어찌 되겠지.
어제부터 브런치의 글들을 다른 곳으로 조금씩 옮기고 있다,
복사해서 붙여 넣는 작업인데도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그래도 메인은 브런치니 브런치만에 있는 글들도 몇 개 남겨둬야겠다.
8월은 참 동동거리는 달인가 보다.
9월은 좀 나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