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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빨간머리 앤 시즌2

You`ll be fine

by 천우주
이미지 출처: https://www.imdb.com/title/tt5421602/mediaindex?ref_=tt_mv_close



앤이 돌아왔다.


좌충우돌 우왕좌왕 우당탕탕 정신없는,

세상 제일 즐거운 앤이 돌아왔다.


시즌1이 앤(과 마릴라 남매)의 가족 찾기 여정이었다면

시즌2는 하나의 가족이 된 그들이 함께 웃고 화내고 용서하며 성장해 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시즌1에서 겨울로 끝난 계절은 어느덧 봄이 되었고 애번리의 들판과 숲과 바다를 온통 아름다운 봄의 색깔로 물들인다. 그 속에 봄과 함께 자지러지듯 피어나는 세상 즐거운 앤이 있다.

주근깨는 더 많아졌고 키도 조금 자랐고 앳된 모습도 조금은 가셨지만 반짝이는 눈동자로 끊임없이 자연과 사람들에게 재잘대는 건 여전하다.

다행이다. 여전히 건강해서, 여전히 앤 이라서.


앤은 이제 더 이상 외롭고 슬픈 고아 소녀가 아니다.

가족의 당당한 일원으로 현실을 사랑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이다.

앤은 이제 조금씩 세상 밖으로 자신을 넓혀간다.

학교를 가고 친구를 만나며 마음이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끔찍한 현실과 아름다운 환상이 전부였던 소녀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곳에서 타인과 싸우고 화내고 울고 웃으며 조금씩 올바르게 성장해 간다.

앤의 성장할 수 있는 건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릴라와 매튜가 있어서고 자신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고 자신을 미워하는 친구들이 있어서이다.

고난과 고통 속에 기쁨이 있어서이다.

성장하는 건 앤 뿐만이 아니다.

앤의 주변 사람들 역시 앤과의 교류를 통해 상처받고 위로받고 기뻐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 간다.


사실 앤의 트레이드 마크는 주근깨와 빨간 머리가 아니라 달리기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화날 때도 앤은 언제나 달린다.

초록 들판을 가로지르고 오솔길에 뽀얗게 먼지를 일으키며 숲과 바다를 달리고 또 달린다.

한 손으론 모자를 잡고 빼빼한 다리를 껑충거리며 불붙은 사슴처럼 달려 나간다.

달리고 달려 모든 문제에 맞서고 시련을 이겨내며 사랑을 뿜어낸다.


이미지 출처: https://www.imdb.com/title/tt5421602/mediaindex?ref_=tt_mv_close


빨간머리 앤 시즌2 역시 무척 사랑스럽고 감동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고 희망과 기쁨의 씨앗을 자극한다.

어느 회차 하나 울고 웃지 않은 적이 없다.

안타까워서 울고, 사랑스러워서 울고, 감동스러워서 울고, 슬퍼서 울고.

또 그래서 웃고.


감동과 기쁨이 가득한 시즌2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빨간 단발의 앤'이다.

아!! 단발의 앤 이여!!!

그것은 마치 세상 모든 사랑스러움을 다 담은 듯한 모습이었고 '사랑스럽다`가 사전에서 현실로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단발의 앤은 꼭 보기를 추천한다.





앤이 말했다.

"You`ll be fine"


그의 말을 받아 조용히 속으로 되뇐다.

'I`ll be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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