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존재 의미

2022년 06월 26일

by 천우주

우연히 본 티비에선 정치분야의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두 정치인에 대한 뉴스였는데 이들을 보고 있으니 주변인 중 유독 정치에 민감한 사람이 생각이 났다.

아니 정치에만 민감한 게 아니라 자신이 싫어하는 것에 대해선 제법 강하게 민감한 사람이다.

평소에는 평범하고 유머감각도 있고 센스도 괜찮은 사람이지만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할 때엔 깜짝 놀랄 정도로 굉장히 격하게 변해버린다.

그래서 그것은 비판이라기보다 조롱과 비난, 그리고 저주가 되어 버린다.


꼭 그 사람만 그렇지도 않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지만 어떤 특정한 것에 대해 반응할때면 마치 괴물처럼 변해 버리는 사람을 나는 때때로 보아왔다.

그들은 평소 결코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니었고 또한 이성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아니었다.

어느 순간 괴물로 변해버리는 그들은 지인일 때도 있었고 동료일 때도 있었고 친구일 때도 있었다.

심지어 나일 때도 있었다.


만일 우리가 우리를 괴물로 변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것'(그게 뭐든 말이다)을 계속 생각하고 계속 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우리의 이성의 끈을 단단히 붙잡고 있을 수 있을까?

매일 터져 나오는 나쁜 소식들, 비참하고 참혹한 사건들을 쉬지 않고 우리에게 보여준다면 과연 우리는 마음의 평화와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진 '악함'이 손톱만큼일 수도 있지만 좋지 않은 것들을 매일 보며 매일 생각하고 산다면 언젠간 그 손톱이 심장을 찌를지도 모를 일이다.


분노와 비판과 비난들도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는 필요할 것이다.

욕심과 의심과 시기와 질투도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는 필요할 것이다.

때론 감정에 격해져 순간적으로 내 안의 괴물이 튀어나올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만이 내 눈과 마음에 틀어앉아 자리 잡게 된다면 그건 또 얼마나 안타깝고 무서운 일인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우리에겐 하루 단 한 번, 잠시 잠깐만이라도 아름다움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 자체는 아무런 힘이 없을지 모르지만 '아름다운'걸 보고 듣는것 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의 안정을 찾고 기쁨을 얻을수도 있다.

아름다움은 비참하고 참혹한 것들에게서 받은 상처와, 적들에게서 받은 상처, 그리고 동료에게서 받은 배신의 상처까지도 기쁨과 안정으로 치유해주기도 한다.


그것이 어떤 아름다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든, 예술이 주는 아름다움이든, 사람이 주는 아름다움이든 아름다움은 우리 내면의 선한 본성이 가지는 위치를 조금씩 넓혀 준다.

그리고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을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이보고 많이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쁜 것들은 이미 많지 않은가?

적들은 이미 사방에 있지 않은가?

내 나태의 혐오스러움은 내 안에 차고 넘치지 않은가?

그런것들은 우리가 애써 찾지 않아도 언제나 주변에 가득차 있다.

그러니 우리가 보고 찾으려 애써야 할 것은 아름다움이 아닐까?


아름다움은 우리를 치유하고 기쁨을 나누게 하며 서로에게 좀 더 다정하고 이성적이게 행동하게 해 준다.

'아름다움'만이 우리를 구원하지는 못하겠지만 구원의 조건 중 하나는 될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뉴스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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