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 인터스텔라
PLEX 서버에 영화가 한가득이다.
오전부터 루틴대로 움직였던 일들이 마무리되면 여유를 가지고 거실 소파에 앉았다. TV를 켜고 PLEX에 접속해 쭉 나래비 서 있는 영화 포스터를 보다가 <인터스텔라>를 선택했다. 오래전에 봤고 수작으로 워낙 평이 좋았던 영화란 걸 기억하고 있긴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 양자물리학/상대성이론/블랙홀의 시각화 등 어렵다는 인식 덕분에 다시 보겠단 생각이 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영화가 시작되고 내 기억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혹시 영화를 보다 졸았나 싶을 정도로 초반부에 대한 기억이 깨끗했고, 뒤로 갈수록 조금 기억이 살아났다.
다시 본 감상평의 첫 번째는, 좋은 대사가 아주 많은 영화라는 점이다. 과학에 기반한 미래의 우주탐험/시간여행을 다룬다는 것에 가려져 감성을 두드리는 대사와 사람 간의 이야기가 많이 묻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에게 국한된 것일 수도 있지만.
안 좋은 일이 어떤 순간, 어떤 사람에게 일어날 때 주로 쓰던 부정적인 표현으로 알고 있던 머피의 법칙도,..‘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라는 의미라는 걸 다시 알게 되었다. 딸의 이름에 부여된 의미와 중력 방정식을 결국은 풀어내 인류를 구하게 된다는 것도,..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들을 예전엔 왜 몰랐을까.
어쩌면 개봉 당시의 유명세와 흥행에 휩쓸려 별 관심 없이 극장을 찾아본 영화였기 때문 아닐까. 관심을 갖고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는 거, 요즘 많이 겪고 느끼고 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에 무관심하게, 그저 행하는 것에만 몰두해 살아왔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음미하는 생활, 거기에 내 소소한 행복이 있다고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