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던 것들을 되새기기로,..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브런치에 다시 접속해 본다.
마음 먹고 글을 쓰기로 했다가 멈칫했다가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자의반 타의반 퇴사 이후, 여러 방향으로 생각이 뻗어나가면서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마음을 주기도 하고 결심을 해보기도 한 흔적들이다. 꾸준하진 못했으나 여전히 띄엄띄엄 하고 있는 것들도 있고 그냥 접혀 버린 것들도 있다. 브런치가 기억을 되짚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듯 하다. 2020년 하반기에 퇴직 후 늘어난 여유시간이 버겁기도 했고, 사회적 정의가 없어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고 했다. 거기에 뒤따라 뜬금없이 미래에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취업을 다시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지금 나는 여전히 백수로, 은퇴자로, 엄마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매번 새해가 되면 길게도, 짧게도 새해 결심을 적어보긴 한다. 그리고 그런 결심들은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너무 당연한 좋은 이야기들, 그렇지만 항상 그런 마음을 새기면서 살아가긴 쉽지 않은 그런 것들. 지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잠들기 전 메모장에 적어나갔던 것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거 같다. 건강에 대한 이야기,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구체화되지 못한 결심들. 조금은 다르면 좋을 텐데도 같은 것들을 다시 적고 하게 되는 건, 아마도 지켜지지 못한다는 생각, 거기에 더해 올해는 달랐으면 하는 생각이 큰거다.
다시 브런치에 접속하고 글을 올리기까기 많이 망설였던 거 같다. 내 기록을 여기에 남기는 것이 과연 맞나라는 생각부터 쓰고 싶은 이야기,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매번 쓰다보면 글이 막히는 경험에 답답했던 것도, 그리고 점차로 조횟수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까지도 두려웠던 거 같다. 그냥 나를 위한 글인데 말이다.
어제 잠들기 전, 내일을 위해 끓여둔 보리차 냄새가 집안에 가득했다. 나도 모르게 아, 보리차 냄새가 구수하단 생각을 하며 마음이 따뜻해졌던 거 같다.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던 거, 그래서 감각하지 못했구나...기분이 좋아졌다. 나를 위한 것들은 사실, 대단한 것일 필요가 하나도 없는데. 무뎌진 감각만 살아나도 사소한 것들, 잊고 있던 것들을 기억하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뎌지는 감각들이 나의 일상을 그저 반복으로 지루하게 만들고 있는 거 같다. 건강한 루틴을 유지하면서도 잊고 지내던 것들을 깨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시작이 보리차 냄새였던 거 같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글을 '001'로 넘버링 해본다.
차곡차곡 쌓아서 100을 넘기고 365를 넘기고 1000을 넘겨 이어가 보면 어떨까. 오늘을 기록하고 오늘 감각한 소소한 것들, 잊고 있던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2025년 새해 결심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