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라진 건축을 기억하기 <서울 힐튼 자서전> @무아레서점
우리는 어떻게 건축을 기억해야 할까요?
우리가 건축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는 아주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왕복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가장 구체적으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철거과 궁궐 복원'이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그리고 이 화두를 공유하는 과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주요한 키워드로 건축, 박물관, 아카이브, 공론화(참여와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건축이 사라지는 과정에는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다양한 의견은 어디서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공청회가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그런데 거기에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오나요? 분명 공청회는 유효합니다. 실제의 건축물들은 근거와 절차에 따라 사라지고 또 만들어졌죠. 그런데, 그런 공청회 자리에 가면 아주 무력해질 때도 많습니다. 사실 그 장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진 기분입니다. 이미 짜여있는 판에서 어버버하다가 나오지는 않을지, 혹은 소리만 높이다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논의는 끝났고, 목소리를 낼 주인공은 따로 있고, 나는 그냥 손님처럼 앉아 있다가 오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대화를 듣고 싶어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살피고 이것을 포함해서 다음을 같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해서요. 그래서 진짜 세계에서 영향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요.
중요함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기
이 프로젝트에서는 구체적인 건축물인 [국립민속박물관]을 중심으로 모으지만, 그 앞단과 뒷단에 더 많은 장면을 삽입하고 축적해서 공유하는 과정을 만들어가보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종결은 2027년 2월로 보고 있어요. 일단 현재 4월의 프로그램 3주간 하나씩 모임을 진행하고 하반기는 맥락을 같이하는 북클럽, 산책모임, 콜로키움 등 최소 2번의 프로그램을 더 진행합니다. 그 사이에 여러 기록을 모아볼 예정입니다. (혹시 직접 이끌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주세요. 같이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모아진 기록들은 12월과 1월에 다듬어 2월에 공개해보고자 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전은 2030년으로 예정이 되어 있는데요. 2027년에 만들어진 이 기록들이 어떻게 반응되고 활용될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떤 논지로 철거를 찬성하고 또 반대하는지 과정을 만들어봅니다. 철거가 된다, 안된다의 결과에 대한 결론 짓기 이전에 해야할 말이 저는 너무 많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예상하건데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별별 사례와 사람과 장면을 꺼내게 될 것 입니다.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서 세계가 동원 될 겁니다. 사실 세계는 서로 관계 맺고 이어져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먼 세계를 다시 내 앞으로 가져옵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지금의 현실과 오늘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바라봅니다. 내가 원하는 현실 만들기 위한,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 과정을 공유하는 담론을 만들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배운것을 쌓아서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다시 현실을 만들어내봅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철거와 궁궐 복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살펴보고 모아보며 담론을 만들어가기.
1. 궁궐 복원과 근현대 건축 유산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2. 지금의 국립민속박물관 건물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3. 철거라는 결정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요?
4. 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찾아올까요?
5. 이 내용과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이 있나요?
6. 건축의 철거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아카이빙 할 수 있을까요?
'나'라는 '편견'을 마주하세요.
그리고 '조각모음'을 합시다
그럼 저는 왜 이런 사건을 벌이는지 먼저 소개해보겠습니다. 저는 중요한 것은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박물관이나 문화유산과 관련한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중요한 것'이라는 가치는 어떤 사물 안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달항아리, 중요함은 만들어집니다.
자주 예시를 드는 것이 '달항아리'인데요. 지금이야 우리나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 국내외에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기만해도 달항아리는 '원호', '백자대호'라는 다소 밋밋한 인상의 이름이었고 그나마도 고려 청자에 밀려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려웠습니다. 대다수의 우리 문화유산이 그렇듯 일본인 수집가들이 국내의 유산을 수집하고 일본으로 가져가는 일들이 많았고 거기에 반동처럼 국내 인사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수집가-연구자-애호가들이 '달항아리'라는 애칭을 붙여주면서 당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합니다. 문화유산으로 일괄 등록된 시기도 2005년인걸 생각하면 그 애정이 제도 안에서 승인되는 것이 꽤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달항아리'라는 이름 역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술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2011년 12월 공식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유물과 유구 그리고 건축
무언가 문화유산이 된 건다는 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식을 갖는 일련의 과정으로 다가오는데요. 물리적인 크기가 커지게 되면 흥미로운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박물관에 들고 갈 수 있는 것들을 '유물'이라고 한다면, 꼭 그 현장에서만 살펴봐야 하는 것들을 '유구'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찰에서 나온 물건이나 왕릉에서 나온 물건은 유물에 해당하고, 사찰터와 왕릉 자체는 유구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크기가 옮길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소유권과 관계없이 그 주변부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어쩐지 결코 완전한 박제를 할 수 없는 것. 크기 때문일 때도 있고요. 실제 세계에서 삭고 변화하며 존재합니다. 그래서 살아움직이는 의미와 변화가 보이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건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고 또 변화하면서도 그 지위를 잃지 않는구나 싶었거든요.
문화유산으로 건축
이번에 참여 신청자 중 재린님이 자신의 건축 이야기를 전하면서 시작점을 '대한극장'으로 꼽아주셨어요. 내가 사는 동네나 학교가 아닌 심지어는 건물의 철거가 아닌 기능의 변화를 가진 장소가 시작점이라는 것이 재밌는 부분이었는데요. 이처럼 건축, 특히나 공공 건물이나 상점의 경우에는 더욱 이런 경험이 큽니다. 소유권과 상관 없이 내가 경험하며 쌓아온 관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유물(사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관련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크기가 커서 '유지'라는 상태 자체가 이어지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애정을 갖고 연관성이 잘 구축된 건물이라면 다시 지어지거나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서 생명이 연장됩니다. 어떤 누군가가 해당 건축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해도 한 명의 개인으로 그 건축을 유지하거나 보존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유자는 한 사람이라도 이를 감당하는 몫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 아카이빙이라는 것 역시 유물처럼 전체를 온전히 그대로 박제할 수 없습니다. 일부를 해체하여 갖고 있거나 전체의 틀은 유지하고 실제로 필요한 부분들은 고쳐서 사용하게 됩니다. 변형을 동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함께 감당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볼 수 있다면...
건축이 소유권을 가진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유지-기능-아카이빙 된다는 전제를 둔다고해도 그 사람들은 서로를 잘 보지 못합니다. 혹여 보거나 의식한다고 해도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이 경험은 언제나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는 감각이 큽니다. 이 프로젝트가 하는 것은 [건축-개인]의 연결감을 가시화하고 또 다른 방식의 연결감을 갖고자 합니다. [하나의 건축-다수의 사람]일 수도 있고 [다수의 건축-각각의 사람]일 수도 있고 [건축에 대한 연결감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연결감]일 수 도 있습니다. 타인의 방식을 참고하여 나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감을 갖고 있는지, 또 다른 방식의 움직임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탐색해볼 수 도 있습니다. 여기서의 방식이 저기서 적용되면서 방법론이 나오고 그 방법론의 시도와 적용이 갖는 사회적 함의와 담론의 형성을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결코 단번에 될 수는 없겠지만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연결을 시도하고 가시화를 시도하고 싶습니다. 공개된 방식의 자료와 기존의 플랫폼을 활용해서 지금 여기 이 과정에 참여하고 또 관찰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이 연결의 방법론을 탐구하며 영향력을 만드는 것 자체가 결과물이 되고 다음을 만드는 방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문제에 주목하고 충분히 이야기할 태도를 지닌 사람을 만나는 것은 꽤 충족감이 들것 같거든요.
이 과정에 대한 힌트는 연관성의 예술이라는 책에서 얻었습니다.
하나의 잠긴 문을 상상해 보자. 그 너머에 뭔가 강력한 것-정보, 감정, 체험, 가치-이 존재하고 있다. 그곳은 놀라움의 방이고 잠겨있는 방이다. 연관성이란 바로 그 문을 여는 열쇠이다. 그것은 우리의 관심사가 되고 우리를 놀라게 하고, 우리의 삶에 가치를 가져오는 체험의 문을 연다.
연관성의 세계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외부자와 내부자이다. 내부자들은 방 안에 있다. 그들은 이곳에 대해 알고 있고, 사랑하며, 이곳을 사수한다. 외부자들은 문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그들은 관심이 없고, 믿음이 없고, 환영받지 못한다. 새로운 사람을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면, 우리는 새로운 문, 외부자에게 말을 걸 수 있는 문을 열어주어야 하고 그들을 환대해야 한다.
우리가 주위의 내부자들을 바라볼 때 그들을 교차된 커뮤니티에 소속된 복잡한 사람들의 집합이라고 여기듯, 외부자 들 역시 그러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 자신의 콘텐츠와 신뢰할 만한 연결고리를 가진 외부자를 찾으려 노력해 보자. 새로운 커뮤니티와의 연관성을 추구한다고 문을 만들더라도 그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해당 커뮤니티 속에서 나와 협업이 가능한 외부자를 찾아야 한다. 문은 둘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출발하는 장소는 정문이다. 사람들이 처음 그 문을 열고 들어서게 되면 뭔가 이유가 필요하고, 많은 경우 그것은 그들 자신이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무엇, 세상이 자신에게 준 열쇠 꾸러미와 딱 맞는 무엇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더 깊이 나아갈 수만 있다면 더 멀리 갈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속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우리가 연관될 수 만 있다면 우리는 더 많은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방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선택된 사람만이 아니라 다는 누군가에게도 가까이 갈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중요한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 안쪽에 뭔가 강력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의미 없는 것이 된다. 만약 그 문을 통해 소중한 무언가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의 가슴속에 각인되지 않는다면 관심은 시들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문은 단지 안에서 일어날 경험의 서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참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방 안에서 보낸 시간이 형편없다면, 또 자신이 환영받는 일이 그저 특별한 시간이나 행사 기간에만 일어날 뿐이라고 느끼게 되면 그녀는 자신 손에 쥔 열쇠의 가치를 회의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처음 가진 열쇠들은 부모, 선생님, 또는 동료에게서 받은 것들이다. 어떤 것들은 내부적으로 정의된 것도 있고 다른 것들은 사회 규범적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이러한 규범들은 우리가 가능성 있는 경험들을 탐색해 나갈 때, 어떤 문에 더 끌리게 될지, 또는 어느 문이 열리게 될지를 규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런 범주를 초월하여 새로운 열쇠를 받는 일이 불가능하기만 하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언제라도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한다. 특히 우리는 받은 열쇠들을, 설령 그것이 나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끝까지 간직하게 된다.
연관성은 과정이다. 그것은 문을 단번에 휙 하고 여는 것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시간이 쌓여가면서 서서히 연관성이 함께 증가함을 느끼게 된다. 삶을 살아가며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방에 오고 또 오기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열쇠는 더 많이 사용될수록 그것이 자신의 일부가 되어 간다. 방은 자신을 변화하게 하고, 자신은 방을 변화시키게 된다. 연관성 구축을 위한 핵심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홍보함과 다른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관심사에 귀 기울임 사이에서 창조적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데 있다. 나의 내부를 외부로 확산함, 그리고 외부를 내부로 포용함이다.
참여는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만큼 들어오고 나가고 또 사람들을 이끌고 흔들기를 반복합니다. 긴 사연을 나누는 건 텍스트로도 가능하고, 텍스트로만 가능한 것이 있죠. 그럼에도 만나서 대화하는 건, 서로가 삐긋거리는 그 지점을 확인하고 또 흔들리고 싶어서입니다. 다할 수 없는 이 전체를, 결코 완전할 수 없는 이야기를 계속 해보고 싶어요.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고층건물을 세우는 것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요?
우리가 건축이라는 키워드에 내부자이면서 세운상가 철거를 반대하다면.... 그건 세운상가가 중요하기 때문일까요? 종묘가 중요하기 때문일까요?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더 설득하기 좋을까요?
우리는 건축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요?
도시는 끊임없이 바뀌고, 건물은 세워지고 사라집니다. 건물이 사라진 뒤에야 우리는 종종 뒤늦은 아쉬움을 전합니다. “그 건물 참 좋았는데.” “없어지니 아쉽다.” 우리는 건축을 언제,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요? 이 프로그램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건축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간
왜 힐튼 호텔에서 시작할까요?
이 워크숍의 출발점은 전시 입니다. 서울 힐튼 《힐튼서울 자서전》호텔은 어쩌면 꽤 운이 좋은 건축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미 철거되었지만, 사라진 뒤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현대 건축의 거장 김종성의 작업이자 한 시대를 상징하는 도시의 랜드마크였기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릅니다. 전시 《힐튼서울 자서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아카이빙이 시도되었습니다. 여러 차례의 포럼을 포함해 인터뷰와 구술 기록, 비디오 아카이브, 3D 스캔, 사진 자료, 시각 예술 작업, 일러스트레이션 등. 하지만 그럼에도 건축물은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름 없는 건축가의 건물, 기록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수많은 공간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이 워크숍은 힐튼 호텔을 기념하는 자리를 넘어, 누가 건축을 기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전시는 소멸을 잘 반영하기 위한 방법이자, 소멸에 대응하는 보존 방법으로 존재
전시를 공동 기획한 건축 큐레이팅 콜렉티브 CAC는 6회의 사전 포럼을 열어 현대 건축물의 보존 및 재생 방식에 대한 논의를 확장하며, 건축물의 소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아카이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소의 복기와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실존하는 ‘대안적 장소’로서 힐튼서울을 구축하려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뿐만 아니라 영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선택되었다. 「SPACE(공간)」 2025년 11월호 (통권 696호)
-전시 다녀오신 분? 어떤 것들이 기억이 나나요?
-전시를 다녀오지 않으신 분들은 전시 소개를 듣고 나서 흥미로운 것들을 나눠주세요~
전시서문 |《힐튼서울 자서전》은 한국 현대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인 힐튼서울을 통해 건축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까지의 의미를 묻는다. 전시가 열리는 피크닉과 가까운 이웃이었던 힐튼서울은 1983년 완공된 이래 수십 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남산 자락을 지켜왔다. 그러나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 온 발전 도상의 도시 서울에서, 한때는 한국 사회의 국제적인 활력과 도시적인 삶을 상징하던 이곳 역시 철거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전시는 스스로는 말할 수 없는 한 장소의 대필자가 되어 써 내려간 자서전으로, 40여 년의 시간 속에 켜켜이 쌓인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충실히 기록한다. 이를 통해 우리 공동체와 긴밀히 연결된 건축의 생애를 함께 돌아보며, 그 장소의 역사에 걸맞은 이별의 의식을 치르고자 한다.
전시구성
서문
1장 사라짐
2장 기억과 기록, 1977-2022
3장 2025, 그 후
4장 굿바이, 힐튼
사전 포럼 6회
1회 | 7.10. | 건축 유산과 건축 자산
-안인향(서울시 건축자산정책팀) x 이강민(한국예술종합학교)
2회 | 7.17. | 연구와 실천의 관점에서 본 1960~1980년대 건물의 보존과 활용
-이연경(연세대학교) x 황두진(황두진건축사사무소)
3회 | 7.30. | 소멸을 위한 디자인
-이윤석(VAA) x 황지은(테크캡슐)
4회 | 8.21. | 부패와 순환: 건축의 물질성
-김정혜(고려대학교) x 이병호(순환건축연구센터)
5회 | 8.28. | 건축 유산을 담는 방식
-김성홍(국립도시건축박물관) x 전진흥+최윤희(KAA)
특별 강연 | 8.7. | 수집을 통한 건축물의 보존과 기억 매개
-이코 요코야마(M+)
[관련 자료 링크]
[VOGUE ] 사라짐으로써 기억되는, '힐튼서울 자선전' 展 _ 하솔휘 (2025.10.03)
[SPACE(공간)] 장소의 기억을 애도하는 방법 : <힐튼서울 자서전> _ 김혜린 (2025.11. 통권 696호)
[월간디자인] 사라지는 건축을 기억하는 법 <힐튼서울 자서전> _ 조재이 (2025.10.23)
[w 코리아] 힐튼서울의 마지막 회고록 _ 전여울 (2025.10.24)
[SINGLES] 건축가 김종성과 힐튼, 그리고 서울 (2025.10.28)
[한국디자인진흥원] 힐튼서울의 마지막을 담다 《힐튼서울 자서전》_ 박민정(2025.10.3)
[데일리아트] 도시의 추억을 걷다《힐튼서울 자서전》- 건축과 기억의 만남 _ 최수영(2025.09.23)
[아르떼] '힐튼서울 자서전' 그리고 김종성 건축가가 말하는 '나의 힐튼' _ 김보라 2025.11.28)
[artinculture] 굿바이, 힐튼 피크닉, 한국 현대건축의 아이콘 ‘힐튼서울’ 회고전 _ 박재용(2026.01.01)
여기부터는 따로 게시물이 정리할 예정입니다
직접 초대한 사람
1. 지선 | 이지선이라는 사람이 바라보는 건축-가이드 방식이 궁금. 프로그램 기획하며...
2. B군 | 카투사, 용산 미국기지 부지에 대한 아카이브, 정다영 학예사, 전시 포럼 3회 참가.
3. 은비 | 많은 이들에게 영감이 되는 활동... 모두가 이렇게는 못해도.. 누군가는 할 수도 있구나
반응과 참여를 해준 사람
[신청시 남겨주신 의견] *오늘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ㅇㅎㄱ | 서울 성수동에 살고 있습니다. 공간이 생기고 사라짐의 반복을 보며 한국 건축 생태에 회의적인 시선을 갖게 되었는데 사고를 좀 더 넓히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ㅅㅈㅎ | 도시공간 건축 기록에 관심 있습니다
ㄱㅈㄹ | 기억과 기록에 대한 작업울 계속하고 있어요. 건축물은 언제 죽는지, 철거된 건축물의 유해는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를 듣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ㄱㅌㅎ | 건축의 언어는 무엇인가? (공간과 빛) 시대가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무엇인가? (재료와 비례) 건축물이 사라지더라도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 위에서 계속 살아갈 사람들)
[사연접수] *차차... 연락해서 기록을 정리하고 공유나 게시에 대한 의견을 나눠요.
지선의 사연 | 고향의 전주의 집, 서울의 거리 풍경
재린의 사연 | 대한극장
인현의 사연 | 집의 형태
민정의 사연 | 공원도시와 산책
은비의 사연 | 옛 일본식 주택, 지역의 재개발 및 재건축 현장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며 목소리를 내는 활동
기억의 조각
프로그램 타이틀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지금은 재개발로 사라진 저희 동네의 옛 일본식 주택들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공업지대로 지정되면서 부둣가에 있던 공장들이 내륙인 저희 동네까지 철도를 따라 세워졌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마(麻)를 원료로 군수 용품을 만들던 '제국제마주식회사' 공장 부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습니다. 약 10년 전인 2015년, 대학생이던 저는 인천의 근대 건축물에 한창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불현듯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과거엔 무엇이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영화를 전공했던 제게는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았지만, 여러 경로로 1년여간 찾아본 끝에 이곳이 일제강점기 군수 공장 부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지역 내 강의를 듣고 관련 책을 찾아보며, 제 관심사가 '근대 건축'과 '향토사/지역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공장 부지 자체에는 이미 여러 차례 다른 공장들이 들어섰던 터라 흔적을 찾을 수 없었지만, 자료를 통해 아파트 건너편에 당시의 '사택'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급과 국적에 따라 양식이 달랐던 일본식 사택들을 찾아 동네를 관찰하던 중, 이 일대가 재개발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남아있는 사택들을 찾아다니며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기록은 사택 일대가 철거되기 전까지 약 2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건축 비전공자였기에, 건물의 가치를 더 알아봐주실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인들을 수소문하고 직접 이메일을 보내며 관련 전문가들을 동네로 모셔왔고, 사택을 소개하며 그분들의 기록 작업을 서포트했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저 제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했던 일이었습니다. 이 활동을 지켜본 분들의 추천으로, 사라져가는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이곳만은 지키자>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수상을 하면서 저희 동네와 제국제마주식회사 건물들의 이야기를 알릴 수 있었고, 철거 직전 구청에서 보존 논의가 이뤄질 정도의 작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비록 건물은 보존되지 못하고 철거되었지만, 개발이 최우선이던 지역 사회에 '개발보다 중요한 가치도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통과한 시간
해당 건축물과 함께한 시간을 기점으로, 저는 지금도 제가 사는 지역의 재개발 및 재건축 현장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며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선 활동들이 저를 알리는 계기가 되어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고, 현재는 저와 결이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살아온 공간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지켜봐 온 그 건물을 통해 지금 제가 나아가야 할 활동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활동들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