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Tulip Aug 06. 2022

전세에 대기업 다니는 김대리 이야기 #34.

한숨짓는 박 대리 편.

모든 게 박 대리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3천만 원어치 매수 후 하한가를 맞고 2천만 원어치나 추가로 매수한 바이오 주식은 그다음 날도 또 나락행이었다. 여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그 바이오 주식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했을까. 더 이상 대출이 나올 곳도 없는 박 대리는 친정엄마에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2천만 원을 빌렸다. 그리고 그 돈으로 추가 매수를 했다. 이제 바이오 주식만 7천만 원어치다. 

 

하지만 투심을 잃은 바이오 주식은 연일 바닥으로 치닫고 있었다. 빠르게 오른 주가가 그보다 더 빠르게 빠지고 있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된 박 대리의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이미 대출과 친정엄마 찬스로 7천만 원어치나 매수했기 때문에 추가로 매수도 불가능했다. 추가로 매수해도 잃은 돈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주식 수만 늘어나 있었다. 벌써 2천만 원 넘게 마이너스다. 

 

게다가 너무 저렴해서 더 떨어질 곳도 없어 보였던 식품주는 다음 날 겨우 20원이 떨어졌는데 수익률이 

-%5였다. 1000만 원의 5%면 50만 원이다. 하루 만에 50만 원을 날렸다. 절대 주가가 작아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40원만 떨어져도 -10% 였다. 호가창을 보니 매수 대기는 없고 매도 대기만 가득하다. 박 대리는 눈앞이 캄캄했고 곧 쓰러질 것 같았다.

 

이 모든 걸 혼자만 알고 있기엔 감당이 되지 않았다. 이 바이오 주식을 처음 알려준 하대리님이 원망스러웠다. 왜 이런 걸 알려준 걸까. 주식투자를 하기 전엔 알뜰한 박 대리였다. 쿠폰 활용으로 아낀 금액만큼 희열을 느끼는 박 대리 였는데. 어쨌든 이 모든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하대리님과 대화를 나눠봐야겠다. 박 대리는 사내 메신저를 열었다. 

 

하대리님 지금 바쁘세요?’

 

어, 박 대리. 어제 마무리 안된 거 정리하는 중이야. 거의 다 했어. 무슨 일 있어?’

 

그럼 잠깐만 저랑 차 한잔 하실래요?”

 

지금? 밖에 나가서?’

 

아뇨. 3번 미팅룸 비어 있더라고요. 미팅룸서 잠깐만 봬요. 상의드릴 일이 있어서요.’

 

그래. 미팅룸에서 10분 뒤에 봐.’


하대리는 메신저 창을 닫으며 고개를 갸웃한다. 박 대리가 나를 따로 보자고 하다니 무슨 일이지? 내가 뭐 서운하게 한 거 있나? 특별한 일 없었던 거 같은데 괜히 찜찜했다. 

작가의 이전글 전세에 대기업 다니는 김대리 이야기 #3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