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 자리
메마른 바닥 틈 사이
힘겹게 피어난 꽃의 최후
의미 없는 죽음 뒤,
남겨진 씨앗
땅 깊숙이 심겼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그 꽃.
고요한 땅
흩날리는 모래
하지만 땅속 깊은 곳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선명한 기호(記號)
죽음을 통해 피워낸
곤히 잠든 생명
기생충학으로 박사학위를 졸업 후 글 쓰고 사진 찍으며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