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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사원이 피해야 할 부동산 회사 유형

요즘같이 직장 구하기 어려울 때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 초년생에게 첫 회사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는 마음이 조급해서 모든 게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나마 좋은 곳에 간다면 괜찮겠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한 번 회사를 들어갔다 나오는 것은 큰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게다가 시간도 꽤 많이 걸린다. 

회사에서 들어가서 적응할 무렵 뭔가 잘못됨을 느끼고 퇴사를 결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새로운 회사를 다시 찾는 일은 적어도 몇 개월씩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회사에서 보낸 시간, 새로운 곳을 찾고 인터뷰를 보는 과정 등을 생각해 보자. 그 힘든 과정을 한 번 더 반복하는 일은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에게 신입 사원 시절은 기간으로 따지면 정말 짧은 시간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길게 보고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도록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이때는 조금 떠 빨리 출발하고 못하고가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발판을 딛고 정확하게 출발하는 게 더 중요하다. 부동산 업계에 들어와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든다. 남들과의 비교와 경쟁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뛰어간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다. 

새로 직장을 구하려는 취준생들이나 신입 사원들은 부동산 회사의 특성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 수 없다. 일단 들어가는 게 목표이다 보니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를 뽑아준다는 회사가 있으면 당연히 들어가는게 맞고, 회사에 들어가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을 해볼 겨를이 없다. 나도 예전 신입 사원 때를 회상해 보면 누군가의 작은 조언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경험을 토대로 신입사원이 피해야 할 부동산 회사 유형을 몇 가지 정리해 봤다. 다만, 이런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이고 그럴 확률이 높다는 말이지 모든 회사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임을 미리 밝혀둔다.

돈 벌면서 부동산을 가르쳐 준다는 곳
이런 문구가 보이면 가지 말자.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흔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전공자이거나 나이가 많은 케이스가 그럴 것이다. 또, 다른 분야에서 부동산으로 전직을 하는 분들도 현혹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회사들은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겨냥한다. 뭔가 배워야 되겠는데 돈도 줄 수 있다는 말이 엉터리인 줄 알면서도 시도를 해본다. 하지만 제도권 부동산 회사에서 돈 벌면서 부동산을 가르쳐 준다고 홍보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대개 기획 부동산이나 불법 영업을 하는 부동산 회사라고 판단하면 된다. 

부동산을 배우려면 돈 내고 대학이나 학원을 가는 게 맞다. 돈 준다고 들어갔는데 오히려 투자 권유를 받거나 상식을 뛰어넘는 세일즈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회사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서류 통과가 잘된다는 점이다. 면접에 가보면 감이 온다. 잘못 왔다는 사실말이다. 시간 낭비 뿐만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선택을 한 자신에게도 자괴감을 느낀다. 그러니 현혹되지 말자.

인센티브 비중이 큰 회사
이런 회사 유형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만약 경력 사원이라면 말이다. 인센티브 비중이 높다는 말은 돌려 말하면 능력 있는 사람만 오라는 뜻이다.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경쟁에서 이기면 그만큼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말이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누가 누구를 챙겨줄 수가 없다. 하루하루가 전쟁터인데 마음을 가다듬고 신입사원을 보듬어줄 여유가 없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그 안의 문화가 그렇고 규칙이 그렇게 돌아갈 뿐이다.

또, 인센티브 비중이 큰 회사여서 신입 사원에게도 그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 그런 희망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그런 치열한 곳에서 배우고 혹독하게 훈련을 받아 빨리 성장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 말리지는 않겠다. 사서 고생도 한다는 마음을 가졌다면 말이다. 

신입 사원은 병아리나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큰 돈에 마음을 두기 보다는 제대로 된 직무를 배우는게 좋다. 또, 몸집도 커지고 날개가 돋아나기 전까지는 누군가가 챙겨줄 필요가 있다. 월급은 적어도 정석을 배울 수 있는 회사를 택하는 것이 느리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규모가 작은 곳 또는 벤처회사
어떤 일이든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길을 가다가 경로를 이탈하면 다시 돌아올 기준점이 있는 것과 같다. 간혹 규모가 작은 회사나 벤처회사에 신입으로 들어갈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있는 반면 제대로 된 체계를 익히지 못할 수도 있다. 체계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수학의 정석이 계속 팔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제대로 가는 법을 익힌 뒤에 응용도 가능한 법이다. 

개인의 부동산 지식도 중요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이 갖춘 체계가 없다면 난관에 부딪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 난관 중의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의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체계가 없으니 그것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신입사원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체계가 없는 곳에 가서 만들면서 배울 바에 체계가 있는 회사에 가서 그만큼 배우도록 하자. 그리고 경력이 쌓인 뒤에 체계를 만드는 일을 해도 충분하다. 신입 사원은 체계를 배우는 곳에 가야 좋다.

현장 근무를 하는 곳(onsite)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 중에는 그 현장에서 상주하며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소위 Onsite PM이다. 신입 사원 때는 주변의 환경이 다양하면 좋다. 같이 함께 일하는 사람도 많으면 좋고,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런데 신입 사원이 현장 근무를 한다면 많은 부분에서 단절이 된다. 일단 본사에는 많은 사람들이 근무를 하는데 외딴곳에 동떨어져 있게 된다. 같은 회사에 다녀도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렵다. 친해질 기회가 없는 것이다. 소속감도 떨어진다.

신입 사원 때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인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같이 고생하면서 보낸 시간들이 축적되어 소중한 인맥이 된다. 실제로 Onsite PM을 하면서 본사에 가는 일이 없다 보니 같은 회사에 다니는 지도 잘 모르는 일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신입 사원 때는 가급적 현장 근무보다는 본사에서 일을 하는 부서나 업무를 찾는 게 좋다.



만약 부동산 전공을 하고 미리 많이 준비를 했다면 위의 사항들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일단 부동산업에 진입하는 게 우선인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불 가리지 말아야 한다. 물론 돈 벌면서 가르쳐 준다는 곳은 제외하고 말이다. 먼저 부동산 업계에 진입한 이후에 훗날을 도모하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하도록 하자.

신입 사원이 되는 기쁨은 크다. 하지만 동시에 누가 도와줄 수 없는 경쟁도 시작된다. 그 시작을 어떤 곳에서 하느냐에 따라 종착지가 달라질 수도 있다. 부동산 회사도 그 종류가 많고 세부적인 직종도 다양하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을 일반화 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앞서 말한 것들을 토대로 자신만의 선택 기준을 정해보도록 하자. 다시 강조하지만 잠깐 먼저 출발한다고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구태 의연한 표현이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이 없다. 늦게 출발해도 꾸준히 할 근성만 있다면 조금 늦어도 괜찮다. 


https://youtu.be/9OFv3D8Qo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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