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로비 회전문을 멈췄더니 임대료가 들어온다?

자투리 공간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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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빌딩 운영의 본질은 결국 ‘공간을 파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임대 가능 면적 외에도, 빌딩 구석구석에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공간들이 적지 않습니다. 활용할 방법을 찾지 못해 관리비만 발생하고 자산 가치 평가에서도 늘 소외됐던 이른바 ‘죽은 공간’들입니다.


최근 오피스 시장은 경쟁이 심해 임대료를 공격적으로 올리기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그렇다고 운영 비용을 무작정 줄이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럴 때 소유자나 자산관리자는 빌딩에 대한 시선을 조금만 바꿔보면 새로운 해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자투리 공간의 재발견’입니다. 오늘은 우리 빌딩의 가치를 한 뼘 더 키워줄 몇 가지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1. 지하 유휴 공간: 임차인을 위한 도심형 창고


지하 주차장 한편이나 지하 기계실이나 설비실 옆의 애매한 공간은 관리만 어렵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임차인들은 사무실 내부에 불필요한 적치 공간을 두기보다, 가까운 곳에 별도의 보관 공간을 두길 원합니다. 회계 서류, 자주 사용하지 않는 비품처럼 매일 쓰지는 않지만 없으면 곤란한 물품들을 위한 소형 창고(Self-Storage)로 재구성하면 훌륭한 부가 수익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운영 시에는 임차인의 출입 동선이 주차 흐름이나 설비 점검을 방해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하며, 내부 공간의 환기 및 방재 기준 충족 여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2. 로비 공간: 문화와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팝업 무대


빌딩의 얼굴인 로비는 단순히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건물의 전반적인 관리 수준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훵하니 비어있는 로비에 콘텐츠를 입혀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법규상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회전문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그 공간을 전시나 팝업 스토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빌딩 내 리테일이나 제조·유통 기업이 입주해 있다면 그들의 제품 홍보 공간을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임차인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장치가 됩니다. 또한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빌딩이라면 드라마나 영화 촬영 장소로 대관하여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3. 통신 기지국: 옥상 공간의 안정적인 수익화


건물 옥상은 통신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거점입니다. 통신사들은 도심 내 음영 지역을 없애기 위해 기지국이나 중계기 설치 공간을 항상 찾고 있습니다. 옥상의 자투리 공간을 내어주고 공간 사용료와 전기 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는 방식은 관리 부담이 적으면서도 매우 안정적인 수익원이 됩니다. 다만, 계약 단계에서 유지보수 인력의 접근 권한이나 향후 철거 조건 등을 명확히 정리해 두어야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운영상의 번거로움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건물 벽면: 가시성을 활용한 광고 매체


입지가 좋고 시인성이 뛰어난 빌딩이라면 외부 벽면은 그 자체로 훌륭한 광고판이 됩니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 내부 LCD 광고나 로비 전광판을 전문 업체가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하는 모델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별도의 초기 투자비 없이 유휴 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리한 방법입니다.


5. 에스컬레이터 하단: 접근성을 극대화한 서비스 거점


건물 내부 에스컬레이터 아래 삼각형 모양의 하부 공간은 죽은 공간이 되기 쉽지만, 사실 건물 내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요지입니다. 이곳에 무인 우편함이나 스마트 락커, 혹은 퀵서비스 데스크를 설치해 보는 것도 활용도를 높이는 대안입니다.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임차인들이 가장 편리하게 체감하는 편의 시설이 되는 동시에, 소규모 공간 임대 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공간입니다.


6. 주차장: 운영 방식의 전환과 모빌리티 협업


이제는 주차장을 단순히 비용이 발생하는 부대시설로만 보지 말아야 합니다. 주차 전문 업체에 위탁 운영을 맡기면 관리 효율을 높이면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남는 주차 면을 카셰어링(공유 자동차) 업체나 렌터카 거점으로 활용하도록 판매하는 방식도 이미 여러 프라임급 빌딩에서 검증된 모델입니다. 기존 임차인의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설계가 뒷받침된다면 훌륭한 수익 다변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빌딩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임대료 몇 푼을 더 받는 문제가 아닙니다. 빌딩 운영자가 공간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임차인의 숨은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런 기획을 하는 일은 어렵지만 작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빌딩의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습니다.


또, 관리 측면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물리적으로 관리가 잘 되지 않거나 사고가 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런 죽은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건물의 가치는 물론 수명을 늘리는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긴 좁아서 안 된다”고 넘겼던 공간이 사실은 임차인이 가장 필요로 했던 기능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바로 층별 도면을 들고 빌딩을 한 바퀴 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숫자로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기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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