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피스 임대차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대부분 CBD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신규 오피스 공급 이슈와 관련이 있습니다. 2026년 한 해에만 해도 공급이 예정된 대형 빌딩이 여럿 있습니다. G1 Seoul(공평 15, 16지구, 약 4만 3천 평), 이을타워(을지로3가 12지구, 약 1만 3천 평), 르네스퀘어(을지로3가 6지구, 약 1만 8천 평)가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을지로3가 구역 1, 2지구의 을지파이낸스센터, 지베스코자산운용이 진행 중인 을지로3가 구역 9지구, 이스턴투자개발의 을지로3가 구역 10지구 등 여러 프로젝트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후 빌딩이 밀집해 있던 을지로3가역 주변으로 오피스 공급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CBD 임대 시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새로운 임차인을 찾기 위한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풍전등화의 여의도 임대 시장
반면 여의도 임대 시장은 TP타워를 제외하면 오피스 신규 공급이 거의 없었고, 이마저도 주변 빌딩의 개발이나 리모델링 등으로 공실이 빠르게 해소되었습니다. 또한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IFC와 파크원 역시 프라임 오피스 선호 현상과 제한된 공급의 영향으로 공실이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여의도 오피스 권역에서 대형 앵커 테넌트의 이전 가능성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관심을 끄는 임차인은 One IFC의 앵커인 딜로이트와 파크원 타워 1의 HMM입니다. 이들 앵커 테넌트의 의사결정에 따라 여의도 임대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IFC의 원조 앵커 테넌트 딜로이트
딜로이트는 One IFC가 2011년에 준공했을 당시 입주한 앵커 테넌트입니다. One IFC는 2만 7천 평 규모의 빌딩이며, 이 가운데 임대면적 기준 약 30%에 해당하는 약 8,500평가량을 딜로이트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의 임대차 기간은 2028년 초 만료 예정이어서, 만약 이전을 검토한다면 대안을 찾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임대차 계약 협상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IFC의 임대료는 그간 꾸준히 인상되어 NOC가 40만 원 내외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면서 딜로이트에 제안된 임대료 수준과 기타 조건에 따라 이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의도와 가까운 도심 권역에 신축 빌딩 공급이 예정되어 있고, 딜로이트는 큰 면적을 사용하는 임차인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딜로이트는 IFC 입주 이후 15년가량이 지나 사무 가구나 인테리어가 노후화되면서 업무 환경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한 점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IFC는 여의도의 랜드마크이기도 하고 꾸준한 임차 수요가 있었던 빌딩이지만, 만약 대형 임차인이 이전한다면 이를 다시 채워 넣는 데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포트폴리오 형태로 3개 오피스가 고르게 임대되고 있어 공실이 발생하더라도 회복 과정에서의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파크원 타워 1의 핵심 임차인 HMM
다음으로는 파크원 타워 1의 앵커 테넌트인 HMM입니다.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본관에 있던 HMM은 2022년에 파크원으로 이전했습니다. 파크원 타워 1은 연면적 6만 4천 평 규모이며, HMM은 이 중 9개 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임대면적 약 1만 평을 사용하고 있어 전체의 약 15%를 점유하는 앵커 테넌트입니다.
HMM의 경우 정치권에서 해양수산부 이전 등 선거 공약을 통해 부산으로 주요 기관이나 기업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거론되면서, 사무실 이전 이슈가 불거져 왔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HMM의 이전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공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해양수도 전략과 맞물려 HMM 역시 이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뉴스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HMM의 임대차 기간은 2027년 5월경 만료 예정입니다. 대형 면적 이전을 추진하려면 의사결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올해 상반기 내로는 큰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앞으로의 여의도 임대 시장
여의도는 지리적 특성상 한동안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었지만,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권장업종 도입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혜택을 적용받아 재건축을 진행 중인 키움파이낸스스퀘어(지하 7층~지상 28층 규모)와 화재보험협회 빌딩(지하 8층~지상 31층 규모)은 여의도 임대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키움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해 있던 키움증권 관계사들은 TP타워로 이전했습니다. 또한 화재보험협회 빌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재건축 위탁사로 선정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가운데, 화재보험협회는 원센티널로 이전했습니다.
가장 빠르게 공급될 신규 재건축 프로젝트로는 메리츠화재 빌딩 재건축이 있습니다. 신영이 투자해 진행 중인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는 2028년 5월 준공 예정이며, 연면적 약 1만 평 규모입니다. 이외에도 우리금융그룹이 매입한 미래에셋증권빌딩 재건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하 8층~지상 31층, 연면적 약 2만 5천 평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 공급될 예정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건축 프로젝트의 공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 전후가 되면 여의도의 스카이라인도 한층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잠시 이동했던 임차인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임대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임차인 이전으로 발생하는 공실과 더불어 대형 빌딩 신규 공급으로 시장에 나오는 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임차인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무리하며
여의도 임대차 시장은 다른 권역 대비 확장 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대형 프로젝트인 IFC와 파크원이 공급되면서 한때 공실 우려가 높았습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메리츠증권, NH농협 등 대형 앵커 테넌트가 빌딩을 채우면서 시장이 안정화되었습니다. 또한 TP타워는 초역세권 입지라는 장점과, 여의도 권역에서 진행되는 재건축 및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물리며 공실을 빠르게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공급되는 빌딩은 여의도를 업무 권역으로서 한 단계 더 경쟁력 있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권역 대비 대형 빌딩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프라임급 빌딩이 연이어 공급되면 여의도에 집중된 금융 관련 업종도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여의도 임대 시장의 임대료 수준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여의도 임대차 시장에는 다양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실제 신규 공급은 수년 후에 본격화되더라도, 기업 임차인의 이전은 통상 1~2년 전부터 의사결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적정 시점이 도래하면 임대차 시장도 보다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딜로이트와 HMM의 향방이 여의도 권역의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