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관리자는 왜 인기 없는 직무가 되었을까?


20260220_141538_(1).jpg?type=w1


부동산 업계에 들어와 어느 정도 일을 해보신 분이라면, 이 제목을 보고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 형태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에는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자산관리자, 즉 Property Manager(PMer)를 두고 운영합니다. 보통 부동산 펀드나 리츠를 통해 투자한 자산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자산관리자는 해당 부동산을 소유자를 대신해 운영·관리하기 때문에 해당 부동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매일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직무이기도 합니다. 또한 소유자에게 자산관리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하고, 부동산을 이용하는 임차인들을 수시로 만나며, 시설 관리를 하는 FM 회사나 외부 용역사들과도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포지션입니다. 어찌 보면 부동산 운영을 위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무적으로는 많은 역량을 요구하고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동산 자산관리자가, 최근 현업에서 크게 인기가 없는 직무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오늘 글에서는 왜 이렇게 좋은 직무가 현업에서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신입을 양성할 수 없는 부동산 시장 환경


자산관리자의 업무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실제 현장에서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직무든 대부분 실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자산관리 업무는 비정형화된 다양한 일들이 매일 일어나다 보니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문사들의 인력 구조상, 수주한 자산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신입 인력을 뽑아 미리 교육해 두고 대비할 수 있는 대형 회사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기업 계열의 회사들을 제외하면 이런 식으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회사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결국 이런 채용 환경에서는 다른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경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거나, 시설관리 회사에서 일했거나 부동산 자산관리자로서 유사한 경험을 가진 경력자를 채용하는 편이 더 유리한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할 수 있는 베이스를 가진 신입 사원들의 진입이 어렵다 보니, 역설적으로 회사들도 적절한 인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회사는 이윤 추구가 목적이다 보니 인력 양성보다는 필요한 때에만 채용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신입이나 낮은 연차의 자산관리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연차가 쌓여도 크게 오르지 않는 연봉


무엇보다도 자산관리 직무가 인기가 없어진 연유 중 하나는 처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입 사원을 지나 경력이 쌓이고 진급을 하더라도, 자산관리 회사나 자문사의 연봉은 크게 오르지 않습니다. 같은 회사의 다른 직무 대비 급여가 낮은 경우가 많아, 경제적인 측면에서 직장인으로서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일즈나 마케팅을 하는 다른 팀에 비해서도 연봉 수준이 낮고, 대체로 인센티브도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연봉 측면에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직무가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부동산 투자 시장에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치중하다 보니, 자산관리자의 인건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PM 수수료는 오르기는커녕 더 낮아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산관리 회사에서는 신규 현장을 수주하더라도 급여가 낮은 인원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고, 인건비 절감에 초점을 맞춰 운영 전략을 짜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차가 쌓여도 연봉의 상승 폭이 크지 않다 보니, 대체로 선택하는 방법은 이직이 됩니다. 그간의 업무 경험과 자기계발을 더해 자산운용사나 리츠 회사, 또는 다른 투자사로 자리를 옮기며 몸값을 올리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자산관리 회사에서는 인재를 키워도 곧 이직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게 되어, 인력 양성보다는 적정 인력이 순환되며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라는 인식이 커진 것 같습니다. 회사는 이윤 추구가 우선이 되어야 생존이 가능하고 사회적 기업도 아니기 때문에, 인력을 인큐베이팅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결국 누구의 탓도 아닌 부동산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입니다.


피로도가 높은 업무들의 반복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는 다양한 이벤트가 하루하루 많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이뤄집니다. 부동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관여되는 일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부동산 업무를 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민원이나 사고를 직접 처리하다 보면 감정노동이나 불편한 상황을 마주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 자산의 특성상 문제가 생기면 직접 현장에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야간이나 주말에 문제가 발생하면 업무 외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산관리 업무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1년이라는 사이클로 봤을 때 업무가 반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청구하고 매월 월간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일이 주기적으로 반복됩니다. 매달 해야 하는 반복적인 업무들이 1년을 주기로 순환되는데, 2~3년 정도 같은 자산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업무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적 보상도 적다면, 성장을 원하는 욕구가 큰 주니어 시절에는 이직을 선택하는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 대체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편입니다. 대개 관리·운영 관련 직무는 세일즈나 마케팅에 비해서는 회사 내에서도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 잡아 놓은 물고기이기도 하고, 그냥 베이스로 깔고 가는 매출이다 보니 특출난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운 직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산관리자 직무는 잘하면 본전이고, 통제할 수 없는 사고가 나거나 부동산 운영 성과가 좋지 않으면 질책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자산관리자라는 직무는 실무를 경험하면서 부동산 관련 지식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는 매우 좋은 포지션입니다. 게다가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도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직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동산 업무를 시작한다면 자산관리자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는 편입니다. 저 역시 자산관리자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만큼 애정과 관심이 많기도 합니다.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더 발전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자산관리자 양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동산 직무의 특성상,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이론 외에 실무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실무자 교육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전문 실무 교육을 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마저도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업 전문가들이 부동산 업계로 진입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지식과 노하우를 나눠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드는 것도, 자산관리자가 부족한 현업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에 대한 전문 자격 제도를 만들고, 상업용 부동산 직무에 특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해외 자격증이거나, 범위가 너무 넓어 자산관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에 적합한 교육 과정을 만들어, 자격 제도화를 통해 인력 양성을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https://crletter.stibee.com/





매거진의 이전글AI 도입으로 오피스 임차 수요가 줄어들 업종 3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