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현장에 가야만 알 수 있는 것들



임대를 하고 부동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현장에 간다. 임대 담당자는 임차인을 모시고 현장에 가서 설명을 한다. 부동산 자산관리자는 현장에 머물면서 부동산을 관리한다. 투자자는 매입이나 매각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 실사를 꼭 거친다. 그만큼 부동산에서는 현장이 중요하다. 아무리 앉아서 보고서를 열심히 읽어도 뭔가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벤치 마킹
부동산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신규 빌딩이 오픈을 하거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으면 현장에 가본다. 투자나 운영에 있어 새롭게 배울만한 것들이 있는지 경쟁 빌딩을 둘러보면서 관찰하는 것이다. 맨날 내 것만 보다 보면 자아도취에 빠지거나 빠르게 흘러가는 트렌드를 읽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장에 가서 벤치 마킹을 하는 이유다. 숫자나 보고하는 일에 너무 매몰돼서 현장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부동산업에 있다면 사무실보다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 외부에 나가는 것을 미심쩍어 하고 놀러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멀리하는 게 좋다. 몽상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야만 들을 수 있는 말
현장에 가면 그 부동산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일 지켜보는 시설관리자들과 자산관리자들이 있다. 누구보다 그 부동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무엇이 문제고 어떤 점을 개선하면 되는지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과 몇 마디 나눠보면 오랜 시간 누적해온 그분들만의 노하우를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능숙한 코치의 한 마디에는 많은 경험과 지혜가 숨어있는 것처럼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배울 수 있다. 한두 번 쓱 보고 지나친 사람들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그런 깊이를 담을 수 없다. 현장에 가서 들어야만 하는 이유다.

현장에 가야 답이 있다
빌딩에 물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민원이 커져가고 이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럴 때 책상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간단한 문제야 해결할 수 있겠지만 오래돼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꼭 현장에 가봐야 한다. 내가 함께 했던 프로젝트에 어떤 분은 문제가 생기면 바로 현장으로 간다. 무조건 가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 굳이 가지 않더라도 보고를 통해 전달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간다. 처음에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분은 현장 해결형 관리자였다. 남의 말보다는 직접 내가 눈으로 보고 느낀 뒤에 문제를 해결하는 타입이었다. 물론 보고 배울 게 많은 분이었다.

결국 부동산은 경험이 중요하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고민과 시뮬레이션은 대안만 만들어 낸다. 부동산에서 계속 시나리오에 가정만 하다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실행 없이 이러면 어떨까 아니면 저러면 무슨 결과가 생길지 그림만 그리게 된다. 부동산 운영과 관리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 옆집에서 성공했다고 우리 집에서 대박이 날 리가 없다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굳은 심지가 있고 주변 것은 참조를 해야 한다. 요즘 트렌드가 이러니 요것도 조금 따라 하고 어느 빌딩에서는 이런 서비스도 한다니 조금 베끼다 보면 내 것이 없다. 정체불명의 하이브리드 빌딩이 돼버린다. 생각했던 서비스나 실행 계획이 있으면 우선 적용해 봐야 한다. 그리고 조금씩 싱크를 맞춰가는 게 좋다. 백날 탁상공론만 하다 때를 놓쳐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현장이 중요하다. 투자를 하는 투자자도 운영을 하는 매니저도 해도 주기적으로 자주 현장에 가서 그 느낌을 확인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현장에 가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런 현장감이 나에게 노하우로 남는다. 책으로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리 들어도 그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돈을 주고 연극이나 콘서트를 직접 보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왜 부동산에서 경험을 중요시하는지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통역까지 해가면서 전달하려고 했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