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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수림 May 03. 2018

군대, 한국인 인권 침해의 주범

군대 문화가 한국 사회, 한국인에게 미치는 영향


남북정상회담, 종전 선언

페미니스트이자 평화주의자로서 나에겐 한국 군대가 매우 관심 있는 분야이다. 최근, 남북 정상 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들어서 정말 기뻤다. 남북한 두 곳에 평화의 씨앗이 심어진 것 같았다. 변화한 상황에 맞춰서 한국의 군대 문제도 혁신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북한이 종전 선언에 동의했다고 해서 바로 군대를 없애거나 군사 대비에 대한 지원을 멈춰라는 것은 아니다. 한국 군대가 평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현상황과 자국민의 권리를 조화롭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한국 군대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린 것을 생각하면, 군대가 비단 한국 남성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 군대는 병역을 거부할 기회조차 없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조직이고 그 안에서의 폭력과 수직적 구조가 한국 남자에게 어떻게 정신적, 육체적 영향을 끼쳤는 가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군대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한다. 또한, 공익 근무자들은 사회에서 진정한 남성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사회의 일원으로 일하기에 나는 군대 문화가 비단 군대 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군대 문화는 대학생들의 군기 문화에도, 중고등학생들의 일진문화에도, 회사에 상명하복식 수직적 소통구조에도 분명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사회생활로 들어가 보자, OECD 성평등 지수에서 꼴찌를 한 한국(26위)은 회사와 기업 등 많은 조직이 남성 중심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에 그 구조 속의 남성들이 군대 문화를 회사 속에서 강화하고 여성들,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군대 문화를 강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방적인 상명하복 문화를 강제하면서 남자들이 군대에 다녀와서 일을 잘 한다라고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여자들은 폄하되기도 한다. 또, 군대 문화는 상사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문을 품는 것이 어려운 수식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다. 이런 점이 한국 사회에서 많은 노동자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다 같이 고통받는 헬조선이 되는 데 크게 기여한다. 

군대를 다녀온 한국 남자에게 끼친 영향을 잠깐 생각해보자. 일단,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신의 주체성을 표현하는 행위를 억압당하면서 살아야 한다. 오로지 계급에 복종해야 하고 이의 제기란 없다. 그곳에서 자신의 개성, 취향, 정체성 등 개인으로서,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한 권리와 대우는 기대할 수 없다. 그저 조직에 속한 병사로서 존재한다. 실제로 군대에서 2년 동안 리셋이 되어 돌아온다, 바보가 되어서 돌아온다, 다시 사회인으로서 사는데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등은 변변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만얀, 군대에서 폭력을 당했다면, 정신적 고통, 신체적 고통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사회로 나오게 된다. 신체적 고통은 반복적인 폭력이나 심하면 불구나 생명을 잃는 것까지 포함된다. 정신적 고통은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다뤄지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군대에서 나와서 사회생활을 하면 오히려 계급을 넘어 회사 직급으로 가해지는 정신적 고통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대는 기껏해야 2년이지만, 회사는 경제활동이어서 밥벌이와 장래와 연결되어 있어 쉬이 바꾸거나 피하기 힘들다. 

한국 군대 문화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문제제기가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상명하복이 너무나 당연해서, 나보다 어린 사람, 낮은 직급에 있는 사람은 내 말을 당연히 들어야 하고 따라야 해서, 회사가 시키면 해야 하는 거라서 그냥 하는 거다. 또는, 문제점을 아는 남자들도 군대에 다녀와야 진정한 남자다라는 만들어진 신화에 속고 속이고 그 신화를 강화하면서 폭력과 고통의 되물림을 차세대 남자들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이 매우 안타깝다. 그런데, 아직 건국 100년이 채 되지 않은 대한민국은 과도기에 있는 변화무쌍한 나라이기에 세대 간의 격차가 심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문제 제기도 잘 안 이루어지고 의견 합의도 잘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 세대가 대략 30년이라고 가정한다면, 아버지와 아들의 세대 차이를 보아도 군대는 상황 개선이 되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면, 군대는 아버지 세대(50대)에는 대략 3년, 아들 세대(20대) 대략 2년으로 많이 줄었고 추위나 더위에 고통받는 것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사회 변화 속도와 견주어 보았을 때에도 합리적으로 상황 개선이 되었을 까? 전혀 아니다. 군대는 여전히 시급도 채 되지 않는 월급을 주고 있으며(이것은 명백한 노동 착취다.) 군대 속의 폭력은 난무하며 군대는 군대 영향력 밑에 있는 독립적 사법기관을 가지고 있으며(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 의문을 던진다.) 여전히 군대 안에서 고통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군대가 이렇게 한국 남자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국가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착취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군대 문화는 한국 남자뿐만 아니라 한국에 사는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므로 우리는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에 해를 끼치는 군대 문화를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통계 자료와 여러 군대 문제를 다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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