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에서 1년 살기
상수동 일기⑦
오늘은 지독할 듯 향기로운 말똥와인 여행
2주 동안 쉬었던 와인 모임 날. 칠레의 HARAS elegance 2007 하라스 엘레강스를 준비했다.
프랑스 인상파 화가 에드가 드가의 ‘기수’ 스케치가 담겨있는, 부드러우면서 유연한 그런데 강함이 살아있는 레이블. 드가는 '발레리나'의 화가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경마, 기수'로도 많은 작품을 남겼고 이 와인 레이블의 그림은 그 중 하나.
이 와인 생산자는 에두아르도 A. 마테라는 폴로 선수 출신이다. 명마와 명품와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말을 키우는 종마장 옆에 와이너리를 만들었다고 하고. 그래서 라벨에도 말을 타는 기수와 말발굽 모양의 문양 사용, 양조장 건물도 말발굽 모양 건축물로 유명하다.
하라스는 종마장이라는 뜻. 종마장에서 나온 거름으로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독특한 캐릭터 와인이다.
폴로선수 출신이 말똥으로 퇴비를 주며 만든 와인.
885개 칠레 와인중 최고라 찬사를 받는 알마비바를 이긴 와인. 이 와인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혹시 와인에서 말똥냄새가 날까 걱정이긴 함 ㅎㅎ.
개인적으로 말이라곤 제주도 중문경마장에서 관광용으로 타본게 전부이지만 그때 말 등에 을라 산을 넘고 들판을 지날 때 불어오던 바람과 바람에 실려오던 바다와 숲과 하늘의 시원하고 푸릇한 향기와 촉감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
오늘 한 모금에 그때 그 느낌을 만나보길 기대 아닌 기대해 본다. 그의 홍콩출장으로 2주간 미뤄졌던 오늘 모임의 주인공은 종마장 말똥으로 키운 와인 하라스.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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