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by My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계를 보니 10시

옷만 입고 좀비 수준으로 집 앞 cgv 향해 갔다.


10시 30분 시작하는 탑건을 보러


까치머리에 목이 늘어진 티셔츠, 빛바랜 검정 바지

어제 언니가 영화관 갔던 모습과 똑같다.


꼭 조조로 영화를 보기 위해서 간 건 아니지만


어쨌든 리클라이너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다리가 붓지 않았고 재미있게 봤다.


탑건을 보고 느낀 건 모든 건 영원하지 않다는 점.


지난주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택시 타고 퇴근하는 길에

택시 아저씨가 차로 이동해도 50km가 넘는 곳을

매일 출퇴근하냐며 열심히 산다고 말을 붙이셨다.


거기까지 좋았는데

쥐꼬리 월급 받아 이렇게 다니니..라는 말이 이어져서

멍하니 아저씨 얼굴을 쳐다봤다.


보통 내 성격에 한 마디 했을 텐데,

그때 그 아저씨 말에 의도는 악의를 가지고 말한 게 아닌 듯 하여 아무말 안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싸울 맘도 없었고

다음 날 비지터 방문이 있으니 조용히 지나가자 라는 생각과 그냥 그 아저씨의 그 정도 마음 크기의 그릇을 내비쳤으니..


하지만 아저씨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 시골 동네에 이런 아파트가 들어서다니..

라는 멘트로 나를 어이없게 해서 한 마디 했다.


아저씨, 모든 거엔 다 끝이 있어요.

이렇게 먼 길 출퇴근하는 것도 머지않아 끝나지 않겠어요?



택시 운전을 하는 아저씨도

먼 길 출근하는 저도 평생 하는 일이 아니니까.



이틀 동안 병든 닭처럼 내리 자고

다음 날 출근길은 놀랍게도 정말 멀었다.

유튭을 봐도 봐도 도착을 하지 않으니 정말 멀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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