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브라운처럼

어떤 일에도 소용없는 나에게

by 박길숙

밥을 채워 넣으면 빈 마음이 메워질까.

우유를 들이켜면 검게 타버린 속이 하얘질까.

허공을 떠도는 도깨비불도 먹어봤는데 허기는 남더라

하여, 오장육부에 천둥 벼락을 동반한 폭우를 구겨 넣고

체한 듯 끙끙 앓다가 불현듯 솟구치고 싶어


없으면 울게 되고, 있으면 버리고 싶은 복잡한 여자

다리 하나를 남자에게 주고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늙은 무희(舞姬)처럼 탱고를 추고 싶어


꿈인가 싶게 신(神)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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