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대한민국 역사는 그야말로 파란과 격동의 세월이었다. 다른 나라 같으면 몇 세기 동안 겪었을 진통을 겪으면서 민초(民草)들은 무참히 짓밟혔고 그런 가운데서도 꿋꿋이 일어섰다. 돌이켜 보니 김삼웅이 지은 <해방 후 정치사 100장면> 중 반 이상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듯싶다. 그리고 반 이상은 책으로 구술로 영상으로 만났으며 직접 취재하면서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자꾸 물어보고 싶었다. 대한민국을 지배해 온 공권력에 “도대체 왜 그런 거야?”라고
- 은서가 말린 귤껍질에 불을 켰더니 해(日)가 되었다. 밤하늘에 걸면 풍등(風燈) 일 터!
새로 시작하는 브런치 매거진 풍등(風燈)은 집에 오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는 이름 없는 영혼을 위한 헌사(獻詞)다. 부족한 내 글이 억울하게 스러져 간 영혼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다면 나를 먹여 살린 역사에 밥값은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4.3 사태로 반은 죽었어, 반
이 책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1991년 1월 1일 발행한 <뿌리 깊은 나무 민중 자서전 14>이다. 4.3 당시 가장 큰 희생이 있었던 제주 중간산 농부 김승윤 할아버지 한평생이 담긴 책으로 미처 세상의 눈에 띄지 않은 4.3 이야기가 담겼다. 김승윤 할아버지가 1911년 생이시니 지금은 이 세상 분이 아닐지도 모른다. 김승윤 할아버지가 제주 토박이말로 구술한 서른여덟 살 때 겪었던 4.3 이야기는 그 자체로 서사시다.
전대미문의 4.3 사건으로 제주 주민 반 이상이 강제로 하늘의 별이 되었다. 진실이 규명되지 않아 그래서 아직 제사밥을 받지 못한 별을 위해 올봄 4월 3일에 풍등과 '별 떡'을 하늘에 걸어봤다. 제주에서는 제상에 올리는 하얀 전병을 별떡이라고도 한다. 죽어서 별이 된 이를 위한 떡이라는 뜻일 거다